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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자촌에서 재건축 고층 아파트까지 우리나라의 주거문화는 숨 가쁘게 변화했다. 그동안 주택정책의 관심은 도시 집중화 등의 이유로 절대량이 부족한 주택을 부지런히 만들어내는 데 있었다. 신규택지를 개발하고 아파트 등 새로운 주택을 건설했다. 따라서 주택 수를 가구 수에 대비한 주택보급률이 정책성과를 나타내는 유일한 지표였다.

그러나 2002년 말 주택보급률이 100%에 도달함에 따라 새로운 정책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주택의 공급뿐 아니라 거주자의 삶의 질 향상도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참여정부 출범 이후 주택정책과 복지정책을 연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거복지전담조직 신설, 국민임대주택특별법 제정, 주택의 질적 측면을 반영하는 최저주거기준 법제화 등 향후 주거복지정책 발전의 바탕이 될 만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기존의 주택정책이 공급과 시장중심의 정책이었다면, 주거복지정책은 공급뿐 아니라 수요자, 특히 그동안 시장과 정책의 영역에서 소외되었던 계층의 생활여건 개선 및 사회통합까지도 포괄하는 정책으로 이해될 수 있다.

주택수요조사 내용을 요약하면 주거서비스의 양적 지표는 괄목할 만한 개선을 보인 데 반해 질적 지표는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높은 주거비 부담, 낮은 주거의 안정성, 불균등한 형평성은 앞으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또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가 총 1,590만호 중 16%인 255만호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현실은 앞으로 주거복지정책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물론 주거복지가 취약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개념은 아니지만 사회통합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사회의 가장 어려운 계층부터 정부가 우선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

정부는 올해부터 인구주택총조사와는 별도로 매년 정기적인 주거실태조사(3만 표본조사, 국토연구원 위탁시행)를 시행할 계획이며, 금년 말부터는 이를 토대로 주택이 필요한 지역, 필요한 주택의 유형, 주거비 보조가 필요한 계층과 정도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실제 수요에 기반한 과학적인 주거복지 정책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앞으로 공급물량 중심의 주택정책에서 공급 및 수요자(거주자)를 동시에 고려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주택공급 확대와 주택의 질적 수준 향상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맞춤형 임대주택 등 임대주택의 공급을 다변화해 다양한 주거복지수요를 충족시키고 정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것이다. 또한 주택, 복지, 노동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연계해 취약계층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양극화 해소 및 사회통합 정책을 펴나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