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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예로부터 불로장생, 무병장수을 꿈꿔왔다. ‘한 번 먹으면 늙지 않고 병 없이 오래 살게 해주는 약’으로 알려진 불로초로는 흔히 산삼을 꼽는다. 하늘을 감동시켜야만 그 정성에 따라 발견된다고 하는 산삼은 죽어가는 생명을 살린다는 신비의 만병통치약이다. 산삼을 대신하는 약으로 알려진 인삼은 수천년래 영약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본초서의 가장 오래된 원전인 <신농본초경>에는 식약일체(食藥一體)의 보약을 상약(上藥)이라고 하여 120종 의 약품을 나열하고 있는데 그 중의 으뜸이 인삼이다.

또한 인삼의 약효는 ‘체내의 오장을 보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오래 장복하면 몸이 가쁜하게 되어 수명이 길어진다’고 적고있다.

정조는 <홍재전서(弘齋全書)> 삼인(參引) 편에 ‘사람은 만물의 영물(靈物)이고 삼은 백초(白草)의 영물’ 이라고 섰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인삼의 약효를 보면 항암작용, 원기증진, 혈액순환개선, 신경안정, 갈증해소, 설사멈춤, 페기능보간, 체내독소제거의 칠효설(七效說 ) 이 있다. 그 외에도 숙취를 빨리 풀어주고, 정자가 증가하여 활동이 활발해지고 정자의 체외 지속시간이 길어진다고 한다.

방탕한 생활을 한 연산군이 애용한 것은 인삼정과였다. “장백산 산삼이 동이나고 팔도 벌통이 텅텅 비었구나” 하는 노래를 보면 꿀에 재운 인삼이 연산군의 스테미너의 원천임을 말해주고 있다.

인삼은 차로 마셔온 역사가 깊다. 국빈 대접은 삼차(蔘茶)는 했고 중국 사신이 오면 임금이 베푸는 영접의 차례(茶禮)에도 삼차를 쓰는 것이 관례가 되었었다.

인삼의 효능은 중국에서도 유명했다. 철종 때 편찬한 개경부읍지인 <중경지(中京誌)>에 “청나라의 아편 중독자들은 인삼으로 치료한다” 는 구절이 있을 정도로 만병통치약을 쓰였다. 그래서 조선에 온 명나라 사신들이 조선 땅에서 선물로 받고 싶어했던 것이 삼차를 끓이는 다삼이었다고 한다.

조선과 청나라 사이의 가장 중요한 교역품은 인삼이었다. 중국 상인들은 인삼을 값싸게 사기 위해 교사(巧詐)한 행위를 했다.

조선 사신들의 귀환날짜가 정해진 것을 이용해 값을 후려쳤다.

거상(巨商)임상옥(林尙沃)이 북경에 갔을 때도 중국 상인들은 귀환 날짜만을 기다리며 동정만 살폈는데 이를 눈치 챈 임상옥은 인삼포대에 불을 질렀다. 중국상인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불을 끄자 임상옥은 “ 영약(靈藥)을 천대하는 사람들에게 파는 것은 조선의 영토를 욕되게하는 것‘ 이라며 다시 불을 붙이려 했다. 그 자리에서 값이 열 배나 뛰었다.

수삼을 말린 것이 건삼이고, 쪄서 말린 붉은 빛깔의 인삼이 홍삼이다. 인삼을 먹으면 얼굴이 빨개지고 숨이 가쁜 사람은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홍삼을 특이 반응이 없이 누구에게나 잘 적응된다 점이다.

옛날에는 인삼을 오늘날처럼 말렸다가 약으로 복용하는 것이 아니었다. 생것을 더덕이나 무처럼 씹어 먹거나 생즙을 내어 마시고, 또는 삶아서 먹었다고 한다.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인삼은 이제 약이 아닌 기능성 음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수삼튀김,인삼김치, 인삼구이, 인삼경단, 임삼죽,인삼주 등 다양한 인삼요리가 입맛과 건강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게 한다.

인삼은 소음인에게 맞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열성식품이다. 고혈압환자, 너무 어린아이, 아토피체질은 인삼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인삼과 궁합이 맞지않은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무, 진한 녹차, 커피 등이다. 인삼은 특별히 허약체질이 아닌 한 장기 복용은 좋지 않다. 체내의 기가 허할 때는 작용력이 강하지만 그 기가 채워지면 더 이상 작용을 않거나 지나치게 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숙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김치발효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