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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무등산 자락에 볼만한 명소가 하나 생겼다. 지난 3월 20일 문을 연 ‘광주호 호수생태원’이다. ‘생태원’이라? ‘자연 속에서 성장하고 활동하는 동식물 모습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곳’이다.

북구 충효동쪽 광주호 수변 5만6천여평에 광주광역시가 94억원을 들여 만든 이 ‘호수생태원’은 ‘자연관찰장’은 물론 ‘풍광 좋은 휴식 공원’이자 ‘광주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주변엔 이미 충장공 생가, 환벽당, 식영정, 가사문학관, 취가정, 소쇄원 등 이름난 관광지가 즐비하다. 이 명승지들을 감싸 안은 구심점이 바로 호수생태원 이다.

호수생태원의 시작점은 충효동 왕버들나무(광주시 기념물 제16호)다. 왕버들 세 그루가 용트림하듯 400년 된 녹음을 펼치고 있다.

참 넓은 곳이다. 자연관찰학습장은 1만9천평, 잔디휴식광장도 1만3천평, 수변습지는 2만3천평의 규모를 자랑한다. ‘원형광장’와 칠성바위 쪽 관찰대로 가는 길옆 너른 공터 수천 평에는 주홍빛 꽃들이 만발했다. 붓꽃처럼 보라색 꽃을 가진 ‘용머리’, 사철 음지에서 자라나는 ‘맥문동’, 또‘범부채’'미역취’'개미취’'앵초’‘수국’ 등등 잘 가꿔진 화초밭들이 죽 이어진다.

습지 안에는 어른 키만큼 자란 갈대들이 시원스럽게 바람에 흔들린다. 갈대와 어울려 갯버들이 수십 그루씩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습지를 구경하려면 나무 구름다리 길(잔교)을 걸어야한다.

구름다리 길은 메타세쿼이아 숲을 뚫고 전망대에 이른다. 3층 전망대에 오르니 댐 끝까지 호수전체가 보인다. 사방이 짙푸른 녹음과 푸른 호수 물로 둘러싸였다. 호수 위엔 물오리 몇 마리가 한가롭다. 수풀에선 여기저기 새소리들이 들린다. 꾸르륵, 꾸욱, 지륵. 둘러보아도 보이지는 않는다. 까치만이 느긋하게 날아다닌다. 설명문에는 직박구리, 어치, 쇠박새, 곤줄박이, 오목눈이 멧새 등등 14과 27종의 새들이 있단다.

생태연못은 세 군데나 된다. 꽃대만 막대기처럼 기다랗게 늘어세운 ‘석창포’, 분홍꽃잎을 층층이 달고 있는 ‘부처꽃’ 무더기, ‘수련’ 위로 물잠자리가 난다. “엄마, 여기 소금쟁이 있어요.” 꼬마가 앞서가는 엄마를 불러 세운다.

주마간산(走馬看山)식으로 한 바퀴 도는데도 한 시간이 훌쩍 흘렀다. 물레방아 근처에도 야생화가 지천이다. 나오는 길에 관리사무소에 들러 야생화의 이름을 물었다. “그게 ‘끈끈이대나물’이지요. 이 부근이 자생군락지인데, 아주 볼만합니다.” 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