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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18 당시 촬영된 동영상 기록물이 38년 만에 공개됐다.

마지막 항쟁지였던 전남도청을 진압한 계엄군 지휘관들이 현장에 집결해서 웃는 장면 등 당시 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은 폭도를 소탕한다며 전남도청을 진압했다.

그리고, 시민군 17명이 숨지고 2백여 명이 짐승처럼 묶여 연행됐다.

"안되면 되게하라, 특전부대 용사들~"

진압군은 승전가를 부르듯 군가를 불렀다.

5.18 마지막 항쟁지였던 이곳 도청의 진압 작전이 끝나고 불과 몇 시간 뒤 신군부의 주요 지휘관들은 현장을 방문한다.

헬기에서 내린 사람이 현장 지휘관들과 인사를 나눈다.

주영복 당시 국방장관이다.

장관을 따르는 참모는 격려를 하듯 지휘관의 어깨를 두드린다.

광주 진압에 투입된 박준병 20사단장, 5.18 진압 공식 지휘관이었던 소준열 전교사령관,

베레모를 쓴 사람은 광주를 피로 물들인 공수부대의 정호용 특전사령관으로 보인다.

즐비한 장성들 속에 신군부에서 강경 진압을 주도했던 황영시 육군 참모 차장도 눈에 띈다.

피해 최소화를 주장했던 장형태 전 전남지사의 씁쓸한 표정과 달리 진압 책임자였던 소준열 사령관은 활짝 웃는다.

이재의<5.18기념재단 자료위원> 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진압군으로서 승리감에 도취된 모습을 보여주는 게 (희생자 상황과) 너무 크게 대비가 되는 것 같다..."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 기록물에는 외신 기자들의 영상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대거 담겨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5·18 영상 38년 만의 공개…참상 `생생`

5.18 영상이 38년 만에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는 집단 발포가 있던 5월 21일부터 6월 1일까지 광주의 상황이 담겨 있는 가운데, 외곽도로 봉쇄와 망월묘역의 안장 상황 등도 영상으로는 처음 확인됐다.

금남로에서 계엄군과 대치하는 시민들.

잠시 뒤 이어진 집단 발포로 병원 영안실은 희생자로 가득 찬다.

시신 속에서 가족의 얼굴을 확인한 사람들은 눈물을 멈추지 못한다.

발포 이후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보여주듯 외곽도로 입구는 돌무더기로 막혀 있다.

도심 도로도 계엄군의 탱크와 바리게이트로 차단됐다.

국군통합병원까지 가득한 부상자들이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도청 최후 항쟁에서 숨진 뒤 방치된 민주 열사들.

계엄군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시민들을 연행한다.

적막한 도시에는 무장한 군인과 전차뿐이다.

망월 묘역에서는 시민들 손으로 열사들이 안장되고 있다.

오열하는 어머니와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5.18 기록관이 민간 수집가를 통해 입수한 이번 영상은 음성이 없는 흑백 필름 3개를 디지털 복원한 것으로 길이가 72분에 달한다.

양라윤<5.18기록관 학예연구사> "계엄군이 광주를 어떻게 처음부터 진압하고 정리했는지

이런 것 들을 좀 확인할 수 있는 그런 기록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5.18 기록관은 오는 30일까지 이 영상을 공개 상영하고 시민 제보를 받아 확인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