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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경쟁적으로 드라마세트장 건립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빈약한 볼거리와 부실시공, 허술한 관리 등으로 실제 관광객 유치 효과가 낮고 지자체장의 치적 홍보용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기획예산처와 경실련 등 시민단체 주최로 열린 ‘제2회 예산낭비대응포럼’에 발제자로 참석한 ‘행정의정감시전남연대’ 이상석 운영위원장은 “지자체의 경쟁적인 드라마세트장 건립 지원사업이 예산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운영위원장은 “금산군 ‘상도’ 세트장의 경우 2001년 말 1억5,000만원 지원해 건립해 드라마 촬영기간 동안 상주직원이 관리해 오다 종영 후 방치되다 결국 2003년에 홍수로 전부 유실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태안군 ‘장길산’ 세트장은 40억 원과 1만5,000평의 부지를 제공했지만 드라마 종영 후 관광객이 급감하고 세트장 건립회사가 부도로 입장을 통제하고 있으며, 12억원이 투입된 제천시 ‘왕건’ 세트장은 관광객 급감 등으로 효용가치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산낭비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시스템의 문제보다는 운영상의 문제”라며 “이로 인해 시스템을 의미없게 만들고 있고, 특히 지자체의 각종 위원회가 공무원이 대다수인 점 등 구성과 운여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납세자연맹의 김지선 운영위원은 그러나 "드라마세트장의 건립지원은 투자의 개념으로, 지자체의 홍보효과와 부가가치 창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이번 포럼에서 제기된 지자체의 사례는 장기적인 세트장활용 방안이 미흡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 연구개발사업의 예산낭비를 지적하고 나선 경실련 윤은숙 간사는 “정부가 한해 투자하는 국가연구개발 예산은 9조원으로,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재정지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며 “그런데도 국가연구개발자금은 ‘먼저 먹는 사람 임자’라는 과학기술계 분위기가 워낙 팽배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산낭비 사례로 “산업자원부는 2003년부터 매년 1,000만 원의 기술료를 거둬들이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사용계획이나 정산.결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기획예산처가 산자부의 기술료 사용과 관련해 사전협의를 요구했으나 산자부는 여전히 자체 판단에 의해 집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자원부 채희봉 산업기술개발팀장은 이 같은 지적사항에 대해 동의한다면서 “연구개발투자는 GDP 기준 2.85% 수준으로 투자되고 있으며, 선진국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며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처 진영곤 성과관리본부장은 “기술료의 경우 인센티브로 연구자 등에게 50%까지 지급할 수 이쏘록 규정돼 있다”며 “만일 이 기술료가 국가 세입세출예산에 포함된다면 편성주기 및 개인지급 등의 문제가 있어 원활한 지급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도 예산총액주의의 예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처는 이번 포럼에서 제기된 사례 등을 적극 검토해 예산낭비대응 업무에 반영하고, 지자체 순회 토론회 등을 통해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예산낭비대응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