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서민의 영양식품 꽁치. 비린내가 심하고 기름이 많은 것이 흠이지만 값이 싸고 영양이 풍부하다. ‘꽁치는 서리가 내려야 제 맛이 난다’고 했다. 가을철에 꽁치가 맛있는 이유는 지질 함량이 가장 높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10%대였던 지질함량이 찬바람이 불 때면 20%대로 상승하고, 그 뒤 산란하여 12월쯤은 5%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꽁치가 가장 맛있는 계절은 가을이다.

유교식 제사상에는 갈치, 꽁치, 넙치 등 이름의 끝자가 ‘치’로 된 생선은 올리지 않는다. 흔하다하여 끝에 ‘치’ 라는 글자를 붙였는데 천한 음식을 제물로 쓰지 않기 위한 금기인 것 같다. 꽁치, 고등어, 삼치 등 등푸른 생선은 추위에 저항력도 키우며, 불포화지방산인 DHA와 EPA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들은 콜레스테롤치를 낮추고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등 순환기질환을 예방해준다.

암예방과 야맹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비타민A는 쇠고기의 16배나 들어있다. DHA는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높이고 노인들의 뇌세포 노화를 막아 치매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붉은 살에는 빈혈에 효과가 있는 B12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잔가시가 많지만 성장기의 어린이뿐 아니라 골다공증예방에도 좋다. 예로부터 전해진 ‘꽁치가 나면 신경통이 들어간다’는 말은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꽁치를 피해야 할 사람도 있다. 꽁치에는 요산(尿酸)의 원료인 퓨린이 다량 들어 있다. 통풍환자, 알레르기성 체질이나 평소 설사가 잦은 사람은 꽁치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꽁치는 광택이 나며 통통하고 살이 단단한 것, 입과 꼬리 주위에 노란색을 띠는 것이 맛도 좋다. 신선한 것은 생선회로 먹을 수 있지만 소금구이도 좋다. 막 구워 먹음직스럽게 윤기가 흐르는 구이에 무즙을 곁들여 먹으면 무에 함유된 아밀라아제가 탄부분에 생긴 과산화물질을 제거해준다.

양념이 속살 깊이 베어 있는 매콤짭조름한 조림의 맛도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껍질과 껍질 바로 밑의 살에 영양성분이 풍부하므로 껍질째 먹게 조리하는 것이 좋다. 신선한 것은 내장까지 먹는 것이 좋은데 내장째로 구워 먹어도 맛에 이상이 없는 생선은 꽁치와 은어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음식만큼 훌륭한 보약은 없다. 제철식품은 몸에 활력을 주고, 맛있는 음식냄새는 가족을 따스하게 묶는 사랑의 조미료가된다. 사랑과 정성이 있는 식탁은 새로운 힘을 얻는 원동력이됨을 잊지 말자.

전남과학대 김정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