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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한자를 알고 있는 사람은 일본이나 중국을 여행할 때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한자를 배운 사람들은 일본어나 중국어를 습득하는데 용이하다.

韓中日 삼국이 모두가 2천자 정도만 익히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영어를 배우는 것은 기본이지만, 국제화시대 일본어나 중국어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요즈음 언론의 보도를 보면 중국의 인명이나 지명에 중국 발음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 선구자들이 개척하고 일구어 놓은 간도지방인 연변·연길·용정을 '옌볜· 옌지· 룽징'으로 부르고 있다.

연변대학에 가면 분명 한글로 '연변대학'이라고 써 있는 데도 불구하고, 우리 언론들은 '옌볜대학'이라 표기한다. 재중교포들은 "한국은 참으로 이상한 나라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왜 우리 음대로 읽지 않는가"라고 반문한다. 재일교포들도 전에는 대판(大阪)으로 발음했으나, 우리가 '오사카'로 발음하니까 '대판'이란 말은 없어지고 말았다.

중국과 일본은 자국민 위주의 표기법을 채택하고 있다. 중국의 수도인 북경(北京)은 '뻬이찡'에 가깝지 '베이징'은 아니다.

우리가 한자를 쓰는 한 우리 음과 중국음 두 가지로 읽어야 한다. 심양(沈陽)은 '선양'으로 부르지만 '선양'으로 말하면 아무도 알아듣지 못한다. 정확하지도 않는 중국 음으로만 읽는 것은 옳지 못하다.

고속철도를 타면 각 지역의 역 이름을 중국어로 말한다. 서울을 제외하고 모두 따톈(大田), 이산(益山), 꽝저우(光州)로 발음하고 있다. 중국에 가면 공무원들이 명함에 한국음으로 적어 가지고 나오는데, 우리는 무엇이 그리 급해서 그렇게 한지 모르겠다.

우리 한자와 중국 한자는 같은 것도 있지만 우리 한자와 전혀 다른 것도 많다. 자동차를 기차(汽車), 기차를 화차(火車), 식당(食堂)을 찬청(餐廳), 물건(物件)을 동서(東西), 화장실을 측소(厠所)·위생간(衛生間)·세수간(洗手間), 공항(空港)을 기장(機場), 경기장(競技場)을 체육장(體育場)으로 표기한다.

거리에 한자 표기에 있어서 중국식 한자표기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한국식 한자표기를 해야 하는가? 우리는 당연히 한국식 한자표기를 해야한다.

경기장(競技場)을 체육장(體育場)으로 표기한다던가, 화장실(化粧室)을 세수간(洗手間)으로 하는 것은 없어야 한다. 우리 식의 한자를 표기하여도 중국인들은 얼마든지 알아 볼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한자를 버림으로 해서 우리의 한자가 없어지고 중국식 한자로 들어오고 있는 것을 볼 때 안타까움이 앞선다.

중국 북경공항에 공항식당(空港食堂)이 있다. 이것은 한국과 일본인을 위한 식당이다. 중국도 이제 우리나 일본과 같은 글로 바뀌고 있다. 기장(機場)에서 공항(空港)으로 식당인 찬청(餐廳)에서 식당(食堂)으로, 요리인 채(菜)에서 요리(料理)로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약자는 위기에 처해 있다. 국제화시대 자기들만의 한자는 사용하면 손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공무원이나 일반인들은 명함에 약자보다는 정자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상해 중심 남경로를 거닐다 보면, 간판의 30%가 이미 정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의 화장실은 측소(厠所)나 위생간(衛生間)에서 대만이나 홍콩에서 사용한 세수간(洗手間)이 보편화되어 있으며, 화장실(化粧室)이란 글자도 많이 눈에 띄고 있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요즈음 젊은이들이 한자를 배우지 않고, 중국어 간체자만 배우다 보니 우리 한자를 전혀 모르고 있는 사람도 많다. 동양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한자교육을 시켜야 할 때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