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감사원은 과거 민선자치 1~3기(10년)의 자치행정을 평가하며 지방분권의 확대와 주민참여를 통한 시민의식 성숙 등 성과를 냈으나, 반면 방만한 재정 운영과 무분별한 개발 추진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자치행정의 발전을 가로막는 7대 저해요인과 사례를 들어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타당성 없는 무분별한 지역개발사업

충청북도는 보건복지부와 민간업체가 대규모 컨벤션센터와 호텔 개발을 추진 중인 지역에 사업비 1,378억 원 규모의 ‘밀레니엄 타운’(골프장, 컨벤션센터 등) 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사업타당성이 없어 1998년 이후 답보 상태이며 이미 부지매입비 등으로 투자한 205억 원은 사장된 셈이다.

또 서울시 성동구는 복지관을 건립하기 위해 매입한 땅이 건축법 상 건축허가제한구역이어서 부지매입비 61억 원만 날리게 됐다.

◆기반시설 개발 등을 둘러싼 갈등(지역이기주의)

혐오시설 설치와 관련, 지자체간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립묘지(파주시 용미리)는 2003년 5월 이후 국가유공자와 기초생활수급자 유골만 겨우 안치하고 있지만, 2002년 8월부터 이어진 서울시와 파주시의 갈등 때문에 확장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표를 의식한 선심성ㆍ과시성 사업

2000년 이후 준공된 25개 청사 가운데 21개가 행정자치부 투ㆍ융자 심시 승인 면적보다 크게 건립돼 2000년 이전 건립된 청사의 평균 2.5배 규모에 달한다. 이는 지방채 증가 등 재정부담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축제의 난립도 심각해 1994년 287개이던 지방축제는 2004년 현재 1,178개로 네 배 이상 증가했으며, 총 사업비는 2,018억 원에 달한다. ‘해맞이’ 축제가 25개, ‘철쭉’ 축제가 13개나 되는 등 같은 소재의 축제가 중복된다는 것이 큰 문제다.

◆‘줄세우기’식 인사ㆍ조직 운영

특정인을 임용하기 위해 정원에도 없는 직급에 승진시키거나, 근무성적평정 서열을 부당하게 조정하는 폐단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장은 근무성적 평점 점수를 무시하고 자신의 측근들을 평정 서열 상위 순번에 배치토록 지시했으며, 서울시 강남구의 경우 ‘격려제’를 만들어 구청장의 격려 점수가 실질적으로 승진을 좌우토록 했다. 기존의 근평이나 인사위원회 기능은 유명무실해 진 것이다.

◆토착세력 연계된 부당수의계약 등 방만한 예산집행

지자체 계약건수의 76% 수의계약이며 지방의원의 압력 등 비리가 작용하고 있다.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계약 관련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등 편법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수해복구공사의 경우 ‘긴급한 경우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국가계약법 상 예외규정을 악용해 대부분 수의계약하고 있다.

◆소극적ㆍ편의주의적 행정 행태

충남 금산군은 입지기준에 적합한데도 민원이 예상된다는 막연한 이유로 공장설립 승인을 거부했다가 행정쟁송 패소 후 뒤늦게 승인했으며, 부산시 수영구는 적법요건을 갖춰 건축물 착공신고서를 제출했는데도 주거환경에 악영향이 있다는 모호한 이유만으로 반려했다.

◆내부통제 미비에 따른 공무원 도덕적해이

일상경비 집행, 법인카드 관리 등에 허점이 많아 횡령 등 회계사고가 발생한다. 지난해 ‘지자체 예산운용 실태’ 감사 결과 22개 기관에서 15억여 원의 공금 횡령이 적발됐으며, 14개 지자체에서는 1억2,000여만 원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도 적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