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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6일
[칼럼]홍진영 학위 논란 가라앉지 않는 5가지 이유
입력시간 : 2020. 11.11. 11:51


트로트 가수 홍진영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후, 홍진영의 연예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단호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던 다른 연예인들과 비교해도 질타의 무게가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모양새다. 왜 대중은 이토록 홍진영에게 화가 난 것일까?

#이유1. 첫 단추를 잘못 뀄다

이달 초 국민일보는 홍진영이 지난 2009년 발표해 석사 학위를 받은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표절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가 그 근거였다. 이 사이트에 기반하면 홍진영이 쓴 논문의 표절률은 74%에 이르고, 논문 전체 문장 556개 중 6개 어절이 일치하는 동일 문장이 124개, 표절로 의심되는 문장은 365개였다는 것이다.

논란이 불거진 직후 홍진영 측은 "(논문 심사를 맡았던)교수님에 따르면 홍진영이 석사 논문 심사를 받았던 때는 2009년의 일로, 당시 논문 심사에서는 인용 내용과 참고 문헌 등 주석을 많이 다는 것이 추세였고 많은 인용이 있어야 논문 심사 통과를 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며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심사 교수님의 의견을 전달드린다"고 해명했다.

이 직후 홍진영이 석·박사 학위를 받은 조선대 무역학과에서 근무했었던 A 교수가 언론과 나눈 인터뷰를 통해 "부끄럽다. 지금이라도 양심을 걸고 밝히고 싶다"며 "홍진영씨의 석사 논문 표절률이 74%라는 기사는 틀렸다. 74%가 아니라 99.9%다. 학교에서 홍진영 씨를 본 적이 거의 없다. 석사 논문과 박사 논문 모두 가짜"라고 주장했다.

또한 "홍 씨의 학부와 석사, 박사까지 모든 과정의 학점을 준 경험에 비춰봤을 때, 해당 논문들은 모두 거짓이라고 증언할 수 있다"며 "홍씨의 부친이 같은 학교 교수라 입김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인터뷰 직후 홍진영은 학위를 반납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냈다. 논란이 제기된 직후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결국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무조건 "아니다"라고 일관했던 그의 입장이 부메랑이 된 셈이다.

#이유2. ‘아빠 찬스’ 썼나?

앞서 A교수는 "홍씨의 부친이 같은 학교 교수라 입김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A교수의 말이 사실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 하지만 이 발언은 이미 뿔이 나 있던 대중의 마음에 기름을 부었다.

홍진영의 아버지인 홍금우 교수는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퇴임 후인 지금도 명예교수로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진영은 이 학교에서 석·학사 학위를 모두 받았다.

따지고 보면, 이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었다. 홍진영 역시 이를 숨기지 않았다. 감추려던 진실이 드러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2009년 그가 학위를 취득하고 몇 년 사이 시대가 변했다. 보다 투명함을 원하는 사회가 됐다는 의미다. 게다가 A교수의 주장을 바탕으로 ‘합리적 의심’이 싹트게 된 셈이다.

최근 정치권을 비롯해 경제계 유력 인사들이 자녀들의 진학 및 학위 취득, 군복무 과정에서 ‘외압’을 발휘해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대한민국 사회가 떠들썩했다. 이로 인해 공정성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런 와중에 홍진영이 과거 학위를 따는 과정에서 소위 ‘아빠 찬스’가 있었다고 의심할 수 있는 주장이 나오자, 여론은 급격히 차가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유3. ‘학위 취득’으로 충분한 홍보를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홍진영은 "지금 생각하니 제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습니다. 과한 욕심을 부린 것 같습니다"라며 "저는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반납하겠습니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학위를 지키는 데 연연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인 셈이다.

사실 그가 취득한 학위는 트로트 가수 및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데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쥐고 있는 것이 그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꼬리표가 된다면 떼어내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중은 "홍진영은 이미 충분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MBC ‘라디오스타’를 비롯해 다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의 학위 취득 사실을 알렸다. 관련 기사 역시 쏟아졌다. 이는 트로트 가수로서 기존에 그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2014년 홍진영과 함께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가상부부로 출연했던 배우 남궁민은 그를 향해 "무역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셨다. 되게 똑똑 하시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느낌은 비단 남궁민만 가진 것은 아니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석·박사 취득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자신을 홍보했던 홍진영이 뒤늦게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반납하겠다’는 식으로 쉽게 마무리지으려 한다는 느낌을 받은 대중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4. ‘마이웨이’ 활동 강행

대중이 홍진영에게 더욱 화가 난 이유는, 적극적인 조치 없이 연예 활동을 강행한 그의 태도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진 직후 홍진영은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으로 신곡 컴백 무대를 꾸민 후 MBC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에 잇따라 출연했다. 고정 출연 중인 SBS 예능 ‘미운우리새끼’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홍진영의 입장에서는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시기가 야속할 수 있다. 그는 지난 2일 신곡 ‘안돼요’를 발표한 후 컴백 플랜을 가동했다. 대중과 가장 많이 접촉해야 하는 시기에 눈총을 받게 된 셈이다.

처음에는 표절 의혹을 부인하던 홍진영은 두 번째 입장문을 낼 때는 "당시 문제없이 통과되었던 부분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라는 수치로 판가름되니 제가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 밖에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뿐"이라면서도 "이 또한 제가 책임져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게 다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사실상 불거진 의혹에 수긍하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예정됐던 모든 활동은 지속했던 터라 대중의 불만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연예계 관계자는 "이미 계획된 활동을 취소하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활동 강행이 그를 향한 부정적 이미지를 키우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유5. 아직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홍진영은 학위를 ‘반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주장도 적잖다. 만약 부정적인 방법으로 학위를 받은 것이라면 자발적인 ‘반납’이 아니라 ‘취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8일에는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이 교육부에 홍진영 석·박사 논문 관련 감사청구서를 제출하며 이 사태를 보다 면밀하게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조선대학교는 9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고 이 과정에서 논문 표절 및 이를 묵과한 정황이 포착되면 홍진영의 논문 작성 및 심사 과정에 참여했던 지도교사나 심사위원들도 오명을 쓰는 것을 넘어 처벌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홍진영의 이름은 지속적으로 거론될 것이고, 향후 그의 연예 활동에도 제동이 걸릴 공산이 크다. 반면 홍진영이 정당한 절차를 걸쳐 학위를 취득한 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분위기가 급반전될 수도 있다. 결국 이 문제를 둘러싼 설왕설래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중은 보다 명명백백한 진실을 원한다. 그러니 ‘학위 반납’을 통해 사태를 매듭지으려는 홍진영의 자세에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윤준호 [칼럼니스트]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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