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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곡물 생산량이 갈수록 줄고 있어 머지않아 지구촌은 30년이상 이어지는 대규모 식량난을 겪게 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3일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서 등을 인용해 “곡물 생산량의 절대적 부족과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식량 부족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다음달 발표 예정인 FAO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전세계 곡물 생산량은 20억t으로 2004년 26억8천만t, 지난해 23억8천만t에 이어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 역시 올해 생산량이 19억8천만t으로 전세계 수요보다 5천8백만t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했다.

오랜 경작으로 토지 생산성이 떨어지고, 도시화 탓에 농지로 전환할 땅마저 남아있지 못한 까닭이다. 실제로 토마토의 경우 1950년부터 90년까지 총 생산량이 3배가량 증가했으나 그 이후로는 생산량이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미국 환경운동단체인 지구정책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인구 증가로 곡물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으나 곡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추진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식량 부족 문제로 세계식량회의가 처음 만들어진 70년대에는 공급 부족이 3번뿐이었던 데 비해 최근에는 7년동안 6번이나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이처럼 식량부족이 급박한데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은 농업의 실패가 호주와 미국처럼 식량을 대량 수출하는 농업 부국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처럼 다량의 기아·난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 공급량의 부족은 결국 곡물 가격을 상승시켜 가난한 이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시작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세계 42억명의 인구가 위협 앞에 놓여 있다. 이미 8억명의 인구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매일 1만6천명의 어린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인해 숨지고 있다.

기아에 시달리는 난민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양의 곡물이 가축 사료와 바이오연료 등에 소비되는 ‘비효율’도 문제다.

통상 2㎏의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14㎏의 곡물 사료가 필요하고, 2㎏의 돼지고기를 위해서는 8㎏의 곡물이 소비된다. 전세계 곡물 생산량의 3분의 1 이상이 가축의 먹이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석유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로 바이오 에탄올 등 바이오 연료가 주목받으면서 먹거리인 옥수수와 콩도 자동차를 굴리기 위한 연료로 쓰이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대의 연료탱크를 채울 수 있는 에탄올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을 곡물이 들어간다. 또 올해 미국이 바이오 연료를 만들기 위해 소비하는 옥수수 양은 전체 수출량과 맞먹을 것으로 보인다. 배고픔에 허덕이는 100개국 국민을 도울 수 있는 양이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밥 와이즈너 연구원은 지난달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아이오와에 25개의 에탄올 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나 26개가 더 건립될 예정”이라며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아이오와주 전체의 옥수수 생산량이 전부 에탄올 만드는 데 들어갈 판”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운 소장은 “지구 온난화와 물 부족, 토지 침식 등은 식량 위기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며 “더 멀리 볼 것도 없이 우리 세대를 위해서 식량 문제를 환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