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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행정관청을 방문하는 이유 중 80%가 주민등록등본 등 민원서류를 발급받기 위한 것이다. 국민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는 대표적인 행정 불편사례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민원처리에 필요한 서류는 공무원이 전자정부시스템을 통해 확인하고, 국민에게 구비서류를 받지 않도록 하는 ‘행정정보의 공동이용을 통한 구비서류 감축’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시·군·구청이나 읍·면·동사무소 및 세무서 등 행정기관에서 민원을 처리할 때 신청서만 제출하고 주민등록등본·토지대장·건축물대장·등기부등본 등 34종의 구비서류는 제출할 필요가 없다.

지난 1월부터 24종의 구비서류를 받지 않고 있으나 이번에 국가기술자격증, 제적부등본 등 10종의 민원서류가 추가된 것이다. 특히 장애인증명서와 국민기초생활수급자증명서를 받지 않도록 함으로서 거동이 불편하거나 시간내기가 어려운 사회보호계층의 행정기관 방문을 최소화했다.

이 밖에 취업지원대상자증명, 국내거소신고사실증명, 건축허가서, 해외이주신고확인서, 여권사본과 운전면허증 사본도 제출할 필요가 없다.

9월부터 전 행정기관서 34종의 민원서류 안받아

그러나 아직 이처럼 달라진 제도를 모르는 국민이 있어 민원서류를 준비하는 경우가 있으나 사전에 해당기관에 전화로 물어보고 제출 서류에 대한 안내를 받으면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이 행정기관에서 34종의 증명서를 국민으로부터 직접 받지 않으면서 연간 3,000만 통의 구비서류가 감축되어 매년 1,800억 원의 사회적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행정기관 간에는 민원처리 정보를 상호 공유함으로써 많이 편리해졌지만 아직도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공공기관에서는 여전히 구비서류를 받아 불편했다. 공공기관의 경우 매년 국민들로부터 4,400만 통의 구비서류를 받고 있어 국민편의와 사회적 비용 절감을 위해서 행정정보 공동이용을 통한 구비서류 감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국민연금관리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 한국전력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민원이 가장 많은 5개 공공기관에서 9월부터 정보 공동이용이 가능한 9종의 구비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도록 했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5개 공공기관에서 연간 1,000만 통의 서류 제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어 매년 620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내년 말까지 모든 행정·공공·금융기관으로 확대

5개 공공기관의 시범운영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다른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으로 확대하여 2007년 말부터는 모든 행정기관과 공공 및 금융기관에서 행정기관이 발급하는 구비서류를 받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구비서류 종류도 70종으로 확대하여 민원신청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류는 민원담당이 직접 확인하여 처리하도록 함으로서 국민은 신청서만 제출하면 모든 민원이 처리되도록 하고자 한다.

행정정보 공동이용은 민원처리의 수 십년 된 관행을 바꾸는 문제로 전자정부시스템 구축 및 제도개혁, 민원담당 공무원의 업무처리 관행 개선 등 사회적·문화적 인식이 변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관행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행정·공공·금융기관의 민원담당자와 국민의 협조와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이 전 행정·공공·금융기관에서 70종의 구비서류를 받지 않을 경우 연간 2억 9,000만 통의 서류가 감축되며, 매년 1조 8,000억 원의 사회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국민 입장에서 구비서류를 제출하지 않게 됨에 따라 편리한 점도 있으나 정보의 오·남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는 여러 가지 보안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모든 구비서류 정보는 민원을 신청하는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본인의 정보를 어떤 기관에서 어떤 목적으로 누가 이용했는지 직접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통되는 모든 정보는 암호화하여 승인된 사람만이 열람할 수 있으며, 정보 오·남용이나 불법 유출 때에는 처벌이 매우 강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