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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9일 오전(현지시각) 핀란드 헬싱키에서 마티 반하넨 핀란드 총리,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제3차 한·EU 정상회담을 갖고 ‘갈릴레오 프로젝트’와 핵융합실험로 건설 등 EU가 주도하는 대형 과학기술 프로젝트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양측 정상은 또 한국의 제2위 수출시장이면서 중국·일본·미국에 이어 4번째 교역대상국인 한국과 EU 간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공동으로 협력하자고 합의했다.

한국과 EU 정상들은 이날 오전 싸아띠딸로(Säätytalo, House of the Estates: 오늘날의 의회가 구성되기 전 핀란드의 각 계층을 대변하는 대표들이 회의하던 장소)에서 열린 회담에서 1963년 한·EU 공식 외교관계 수립 이후 꾸준히 발전돼온 양측의 협력관계가 1996년 10월 한·EU 기본협력협정 체결과 한·EU 공동정치선언 채택으로 질적·양적 확대의 토대를 구축했으며, 한국과 EU가 민주주의와 인권, 시장경제 등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가운데 정치·외교, 경제·통상, 과학기술 등 제반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를 착실하게 발전시켜 오고 있음을 평가했다.

한-EU 정상들은 또 이러한 관계가 더욱 확대·발전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양측 정상들은 이어 EU와 한국 간의 교역·투자가 앞으로 더욱 증대될 여지가 많으며, 특히 EU 회원국 확대 등에 따라 양측 간 교역·투자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데 대해 동감을 표시하고 향후 협력 확대를 위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반기문 외교부장관과 EU 베니타 페레로-발트너(Benita Ferrero-Waldner) 장관 간의 ‘한·EU 갈릴레오 협력협정’ 서명식에 임석한 후 오찬을 함께 하며 중동사태와 대테러 협력, 에너지·환경협력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협력협정이 체결된 ‘갈릴레오 프로젝트’란 EU에서 추진중인 항법 시스템 개발 계획으로 고도 2만 3,000㎞의 궤도에 쏘아올린 30기의 인공위성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상에 있는 목표물의 위치를 정확히 추적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지난해 2월 프로젝트 참여를 결정했다.

“한-EU 간 과학기술협력 확대 위해 노력하겠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저와 EU 정상은 갈릴레오 프로젝트, 핵융합실험로(ITER) 건설 등 EU가 주도하는 과학기술 프로젝트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앞으로 과학기술협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방금 서명한 ‘갈릴레오 협력 협정’은 이러한 과학기술협력을 확대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저와 EU 정상은 또한 북한 핵문제가 외교적·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저는 EU가 앞으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반하넨 총리와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EU 차원의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과 EU가 중동문제, 대테러 협력, WTO DDA 등 국제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EU는 한국이 동북아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공동체의 모델이며, 꼭 필요하고 믿음이 가는 친구”라며 “한국도 여러분의 진정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