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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면 누구나 수업을 잘하고 싶어 한다. 매일 수업을 준비하며 어떤 내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매 순간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학교에서 동료교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주어지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수업 이야기로 시작해서 수업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이는 교사의 경력이 많고 적음을 떠나 나타나는 현상이며 대부분의 교사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렇듯 모든 교사는 수업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고 싶은 내재적 동기를 가지고 있다.

Deci & Ryan에 의해 제안된 자기 결정성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에 따르면 배움과 성장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며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욕구가 충족되어야 내재적 동기와 만족감이 향상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에 따라 행동하려는 욕구(자율성), 좋은 관계 속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관계성), 성장하고 배우며 발전하고 싶은 욕구(역량)가 DNA에 새겨져 있으며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내재적 동기가 발현되고 본연의 활동에 흥미와 만족감을 갖고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최근 교실수업을 강화하고 수업나눔을 내실화하는 내용의 수업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였다. 학교교육의 핵심이며 본질인 수업 지원에 중점을 두고자 동학년 수업살이, 수업성장 인증제, 수업 공감톡톡, 너나들이 수업동행, 힐링 수업마실 등의 정책을 새롭게 추진한다. 새로운 수업정책을 뒷받침하는 동기 이론이 위에서 언급한 자기 결정성 이론이다. 교사는 기본적으로 수업으로 성장하고 싶은 내적 동기를 갖고 있으니, 자율성, 관계성, 역량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정책을 마련하여 본질적인 수업 활동에서 가르침의 기쁨과 행복감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새로운 수업정책 중 하나인 수업성장 인증제를 살펴보자. 이 정책은 교사가 자기주도성을 가지고 연간 수업성장 계획을 세워(자율성), 동료교사와 수업을 연구하고 나누면서 자신감과 인정을 받으며(관계성),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수업 본연의 활동에 만족감을 가질 수 있도록(역량) 계획되었다. 수업을 잘하고 수업으로 성장해 보고 싶은 교사에게 내재적 동기를 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수업성장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때 활용되는 인증 점수는 개인의 수업 목표 설정을 위한 준거로 활용될 뿐 수업 포인트나 마일리지가 결코 아니다. 추후 계획된 인센티브도 본질적인 수업 개선과 연구를 위해 노력한 교사를 인정하고 그 노고에 감사와 존경을 표하기 위해 마련된 지원 방안이지 이 정책의 목적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인센티브 유무와 관계없이 자신의 수업전문성을 키우고 동료교사와 수업을 나누고 싶어 하는 교사들이 본 인증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업인증 항목으로는 수업공개, 수업참관, 수업실천 사례가 있다. 1회의 수업공개 속에는 수많은 수업 연구, 사전 협의, 본 수업, 사후 협의, 성찰 등의 실천 과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수업을 공개하는 교사, 수업을 함께 계획하고 연구하는 동료교사, 수업을 참관하는 교사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교육활동인 만큼 수업공개, 수업참관, 수업실천 사례를 수업 인증의 주요 항목으로 제시한 것이다. 수업 공개를 강조할 경우 보여주기식 수업 공개나 참관 문화가 문제가 될 거라 우려하는 시선도 있으나 전문적학습공동체, 수업나눔 등을 경험한 광주의 대다수 교사들은 더이상 형식적이고 이벤트적인 수업을 계획할 수 없고, 시도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렇듯 수업성장 인증제는 교사를 통제하거나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정책이 아닌 교사의 내재적 동기를 기반으로 한 자율적, 자발적인 수업성장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광주시교육청에서는 수업성장 인증제 외에도 1년 동안 서로의 멘토-멘티가 되어 수업성장을 돕는 ‘너나들이 수업동행’, 초등학교 동학년 지원 프로젝트 ‘동학년 수업살이’, 수업담론의 장 ‘수업 공감톡톡’, ‘힐링 수업마실’ 등을 운영한다. 새롭게 시작되는 수업정책들은 운영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수시로 듣고 모니터링하여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날마다 다양한 교육 이슈가 쏟아지고 급변하는 교육 현장에서도 절대 변하지 않고 지켜져야 하는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수업이다. 수업의 변화는 광주 교육의 미래를 결정하는 열쇠이며 수업이야말로 학교 교육활동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본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주시교육청은 다양성을 품은 수업을 연구하여 실천하고 나누며 학생의 다양한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을 적극 응원하고 지원해 나갈 것이다.

김보영/광주시교육청 유초등교육과 장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