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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4일(한국시간 15일 새벽) 조시 W. 부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한미 정상은 이날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를 비롯해 한미 동맹,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에 대해 협의했다. 두 나라 정상은 안보리 결의대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및 9.19 공동성명의 조속한 이행 추진에 의견을 같이 하면서, 특히 9.19 공동성명이 북한이 국제사회에 편입돼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아시아의 기적에 동참할 수있는 가장 좋은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6자회담 재개 실무 협의 중"

정상회담 후 가진 언론회동에서 노 대통령은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양국 정부의 장관들과 보좌관이 긴밀히 협의해 좋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과 관련, 노 대통령은 "실무협의 중이지만 내용이 아주 복잡하고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며 "중요한 것은 한국에는 북핵문제만 있지만, 미국엔 이란 핵, 레바논, 이라크 등 전 세계의 많은 복잡한 문제들이 있음에도, 이처럼 긴밀한 협의를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촉진하기 위한 범정부적 노력을 (미국이) 기울인다는 사실 자체"라고 강조했다.

대북 제재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각국이 취하고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고, 북핵과는 별개로 미국의 국내법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새삼 또 다른 어떤 제재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으로서는 미래의 남북관계를 위해 제재라는 용어를 쓰기를 매우 꺼리고 있지만, 사실상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한국이 북한에 제공키로 했던 쌀, 비료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황은 사실상 제재나 다를 바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는 방안을 주로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6자회담이 실패할 경우 제재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시작통권 정치적 문제 되서는 안돼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는 주한미군 조정 및 재배치 사업의 원활한 이행과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등 군사지휘관계 전환 로드맵에 대해 평가가 있었다. 양국 정상은 특히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이 한미동맹의 공고함과 성숙함을 보여주는 것임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미국은 한반도 안보의 책임을 여전히 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 병력 주둔 규모와 이동 시기는 한국 정부와 협의해 결론낼 것"이라고 말했다.

두 나라 정상은 정상회담에 이어 업무오찬을 함께 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한국의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 조속 가입, 동북아 및 국제정세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특히 한미FTA가 양국 모두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양국관계를 한 차원 격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성공적인 한미 FTA 타결을 위해 앞으로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우리측에서 반기문 외교부 장관, 이태식 주미대사,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 윤대희 청와대 경제정책수석,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 박선원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 조태용 북미국장 등 7명이 배석했다.

미국측에서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대사,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아·태 차관보, 데니스 윌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 사만다 래비치 부통령 안보부보좌관 등 9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