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필자가 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때 화순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화순 너릿재를 넘으면, 그야말로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전망이 좋았다.

지금으로부터 50여년전 필자가 당시 미풍(삼성그룹)에 근무 하면서 화순 5일 장날 수금을 마치고 능주 까지 수금하기 위해 한달에 두 번씩 다녀 온 적이 많았다

그로부터 필자가 화순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시점이 지난 20여년 전 일이 됐다.

그때 까지만 해도 화순읍은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전망이 좋은 전원도시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화순읍은 탁 트인 전망과 상쾌한 느낌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답답하고 꽉 막힌 듯한 읍내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이유를 말 하면서 “옹기종기 모여있던 건물들 사이로 37층 고층아파트가 수없이 들어서면서 부터 시작된 답답 함이다.”라고 말 한다

다수의 현대인들은 가장 이상적인 도시의 형태를 말할 때 흔히 전원도시(Garden City)라고 얘기한다. 전원도시의 개념은 전원적 자연환경이 풍부한 주거형태와 시민들에게 필요한 경제적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산업기반을 갖춘 자족 도시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화순 시가지의 주변을 둘러보면 과연 이런 전원 도시가 요구하고 있는 구성인지 궁금하면서 전원도시의 형태는 이미 끝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전원 도시가 말 하는 택지와 아파트 건설은 충분한 주택수요가 전제된 것인지, 자연조건과 일조와 조망권, 바람의 방향과 이동이 충분히 고려된 자연친화적 개발이 되고 있는지 화순읍은 찾을 수 없다.

현재의 화순읍 중심부인 상업지역은 고층 아파트의 건설은 지형이나 자연조건을 고려하기 보다도 고층 아파트 건설로 인한 이윤이 먼저 고려된 결과로 볼 수 있는 도시가 된 것이다.

이렇게 도시가 구성되면 태풍이 불었을때 태풍이라는 자연재해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소형 주택의 유리창 파손이 있을 수 있는 등 제3자가 재해를 입을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자본주의의 성장에 따라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이 주민들의 쾌적하고 편리한 삶을 위해서가 아닌 토건자본의 초과 이윤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적인 의견을 무시 할 수는 없다.

결국 전원도시의 핵심개념은 인간과 자연과 산업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개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순은 숲과 들판과 하천이 어우러진 훌륭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데 무분별한 고층아파트만 가지고는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 수 없다.

높이를 자랑하는 아파트만 늘어서 있는 화순 보다는 쾌적한 전원도시 화순에 걸맞는 사람 중심의 개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이 최근 화순군은 상업지구의 아파트 높이 제한을 규제하는 조례가 개정되어 화순을 둘러싸고 있는 앞마당 정원같은 남산이 고층 아파트 숲에 가려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려지고 있다.

따라서 지구의 자연속에 파묻힌 포근하고 편안한 휴식의 도시 화순이 되어 자연과 주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전원도시를 위한 도시 개발이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최재승[파인뉴스 대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