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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금융기관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들이 시중 민간은행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지급하고 과도한 복지후생제도를 운용하는 등 방만한 경영이 도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민간 금융부문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무려 628개 금융기관이 퇴출 또는 합병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진 바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한국은행 등 12개 금융공기업을 대상으로 ‘경영혁신 추진실태’ 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공적자금 투입 금융사 회장 연봉이 무려 12억6000만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ㆍ기업ㆍ수출입은행 3개 국책은행 기관장 평균 보수는 6억 3,600만 원으로, 업종이 다르긴 하지만 13개 정부투자기관 평균 보수 1억 5,700만 원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봉은 무려 12억 6,000만 원에 달했다.

또한 3대 국책은행의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은 시중은행의 78%에 불과한데도 인건비는 시중은행보다 13%나 많은 7,717만 원으로 나타났다.

기관장과 직원 인건비에 대한 ‘정부투자기관 인건비 인상 기준’이나 ‘은행권 임금 인상 가이드라인’ 등 통제장치가 전혀 작동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대부분 국책 금융기관 등이 과도한 복지후생제도를 유지해 개인연금을 봉급에 포함시키거나 임차 사택제도를 편법으로 운용하고 있었으며, 산업은행 등 8개 기관은 개인연금저축 불입액을 기본급에 편입시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1,420억 원을 편법 지원했다.

또 조사된 12개 기관 모두 법정 연차 휴가 외에도 별도 특별휴가를 줬으며, 우리은행 등 12개 기관은 폐지된 월차휴가 보상비를 기본급화해 지급하고 있었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최하위 평가 등급을 받은 직원에게도 중간 등급으로 상향 조정해 성과급을 지급했으며, 우리은행은 휴직자 등 근무도 하지 않는 직원 42명에게 성과급 7,200만 원을 지급했다.

은행원 친목단체에 계약 몰아주기도 드러났다. 우리은행 등 8개 기관에서 2002년부터 3년 6개월간 지점 설비공사, 인쇄물 제작, 전산용역 등 전체 계약액 1조 1,220억 원(3,201건) 중 41.5%인 4,664억 원(1,481건)을 은행원 친목단체인 각 은행 행우회 출자회사 등을 통해 수의계약을 체결해 공정성과 투명성에서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었다.

청원경찰 평균 임금 6300만원, 운전기사 6700만원

이와 함께 한국은행 등 4개 기관은 청원경찰, 운전기사를 자체 직원으로 채용해 연간 135억 원의 인건비를 과다 지급했고, 특히 이들 4개 기관의 청원경찰(218명)의 평균 임금은 6,300만 원, 운전기사(88명)의 평균 임금은 6,7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경비와 운전업무를 아웃소싱한 금융감독원,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의 청원경찰과 운전기사 평균 임금에 비해 2~3배를 지급한 것이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기업의 출자전환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채권금융기관에서 경영권을 행사하거나, 경영정상화가 됐는데도 워크아웃을 졸업시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특히 감사원은 “산업은행이 3,715억 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출자회사로 편입한 대우증권의 경영이 정상화돼 매각계획을 수립하고도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며 “대우증권을 비롯한 산은캐피탈, KDB파트너스, 산은자산운용, 한국인프라운용 등 금융 5개 자회사를 매각하라고 권고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재정경제부장관에게 당초 설립취지가 퇴색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기능을 재정립하는 방안을 마련해 추진토록 하는 한편, 감독기관은 국책은행에 대한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취약한 지배구조와 관련, 비상임이사 수 확대, 상임이사 선임의 대외 개방, 외부경영실적 평가 제도 도입 등 개선방안을 강구하도록 했다.

각 금융기관장에게는 편법적 인건비 과다 인상과 성과급 지급, 과도한 복리후생제도 유지 등의 시정을 촉구하고, 지방조직 축소, 해외 현지법인의 계속 운영 여부 재검토, 불필요한 자회사 정리 등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