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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칼날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재임동안 거부권 행사로 가로막혔던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향한 특검법이 일사천리로 통과되며 두 사람을 향한 특검 수사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1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3대 특검법을 공포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일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온 3대 특검법인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들 특검 법안은 모두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먼저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한 내란 특검법(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특검이 수사한다. 특검 후보자는 민주당 1명, 비교섭단체 중 의석수가 가장 많은 조국혁신당이 1명을 추천하게 했다. 수사에 필요한 대통령기록물은 국회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거나 관할 지방법원장의 허가가 있을 경우 열람할 수 있게 했다.

김건희 특검법(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건진법사' 관련 의혹,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연루된 공천 개입·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총 16개의 수사 대상을 적시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수사 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채상병 특검법은 세 차례, 내란 특검법은 두 차례, 김건희 특검법은 네 차례 국회를 통과했다가 윤석열 정부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었다.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실은 "통과된 3대 특검법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3개 특검법에서 규정한 특검 임명 절차를 살펴보면 법안이 공포된 뒤 국회의장은 이 대통령에게 2일 이내로 특검 임명을 요청한다. 대통령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후보 추천을 2일 또는 3일 이내에 의뢰하면 민주당 등이 대통령에게 3일에서 5일 이내로 후보를 추천한다. 그 후 대통령이 3일 이내로 특검을 임명하기 때문에 후보 추천부터 지명까지 최대 12일이 소요된다. 대통령실이 특검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오는 10일 국무회의에서 특검법 공포가 의결되면 이 절차가 지체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검 지명 뒤 최장 20일간의 준비 기간을 거치면 7월 초부터 수사가 가능하다. 준비기간에도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있으면 수사할 수 있다. 역대 특검법안은 국회를 통과한 뒤 출범까지 한 달 이상이 소요됐다.

윤 전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이번 3대 특검은 전례 없는 규모다. 내란 특검에 파견 검사 60명, 김건희 특검 40명, 채해병 특검 20명 등 최대 동시 120명의 파견 검사가 투입된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의 파견 검사 20명과 비교하면 6배나 된다. 수사 기간도 최장 170일(채상병 특검 140일)로 역대 특검 중 가장 길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3대 특검 법안 강행 처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본회의에 앞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3개 특검법에 대해 "민생과 거리가 멀거나 정치보복적 법안"이라며 "새 정부의 1호 인사, 1호 법안, 1호 정책은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이다. 그 방향은 정쟁보다 민생, 진영보다 통합이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법률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에 나서 "지금은 이 대통령에게 인사권이 있는데 왜 혈세를 들여 별도 특검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민주당은 내란종식과 정치보복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도 취임 전부터 정치보복과 내란진상 조사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9일 오전 10시 15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6차 공판을 연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