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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그 원인은 강한 규제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정경제부는 8일 '생산성과 규제완화간 연계관계'라는 보고서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투자의 양보다는 규제 완화와 정비를 추진하고 수요에 맞는 고급인력을 확충하는 등 시스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최근 기업환경개선 작업과정에서 OECD의 'Regulation, Competition and Productivity Convergence' 등을 참고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 고(高)성장국가의 생산성 격차 축소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이 크게 기여했으나 최근 규제완화의 수준과 속도의 격차 등으로 인해 생산성 격차가 다소 확대되는 모습도 발견되고 있다.

미국과의 생산성 수준 격차를 비교할 때 규제가 적은 국가는 격차가 줄어드는 반면 규제가 강한 국가는 오히려 차이가 확대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성장 시대 높은 생산성 증가율을 통해 선진국과의 생산성 격차가 축소됐으나 아직 낮은 수준이다. 2000년대 시간당 노동생산성의 경우 10.4달러로 OECD 국가 평균(27달러)의 40% 수준이며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 선진국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 미국과의 생산성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장성 둔화와 규제 때문이라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부문에 대한 규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는 ICT부문 투자가 OECD 평균(20%)보다 높은 42%(2004년기준)임에도 생산성 격차가 늘어나고 있다.

재경부는 업종간 칸막이식 규제 등으로 인해 ICT부문 투자가 ICT 활용부문 생산성 증대로 연계되지 못함으로써 투자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OECD도 '2005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규제지수가 OECD 평균에 비해 높고 업종간 진입장벽이 생산성 증가를 제약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기술투자 후발주자로서 선진국의 기술흡수를 통한 격차 축소에 중점을 두고 빠른 생산성 향상을 누릴 수 있었으나, 기술격차가 좁아진 지금에는 독자적 기술 개발과 활용기반을 확보하는데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재경부는 강조했다.

재경부는 따라서 생산성 향상을 통한 중장기적 성장기반 확충을 위해서는 투자확대와 함께 미국 등 선진국의 규제상황을 비교해 필요한 규제완화와 정비를 추진해야 하며, 생산성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한 교육.직업훈련 등 고급인력 확충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파산제도를 정비하고 벤처캐피털 등 위험투자에 대한 자금지원을 늘여 독자적 기술혁신 동력을 키우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