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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4차 협상이 오늘(23일)부터 27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다. 이번 4차 협상에서는 양국이 교환한 상품·농산물·섬유 개방안(양허안)과 서비스·투자·금융 유보안을 놓고 본격적인 주고받기가 시작된다.

우리 측 협상단은 상품 개방안에서 합의가 쉬운 부분부터 우선 합의한 뒤, 입장이 맞서는 민감품목은 향후 협상 진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서비스·투자 유보안은 각자 요구하는 개방유보 분야를 가려낸 뒤 세부 내용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모두 18개 분야(지난 16일, 제네바에서 열린 정부조달분과 협상를 제외한 16개 분과), 2개(의약품·자동차) 작업반)에서 진행되는 이번 4차 협상에서 우리측은 △섬유 △항공, 해운, 어업, 통신·방송, 전문직자격 상호인정 △반덤핑 등 무역구제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 등에서 공세를 취할 예정이다.

반면 미국 측은 △농업 △의약품 △자동차 △지적재산권 △자산운용업의 국경 간 거래·보험중개업 등에서 우리측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쟁점 사항

일단 자유무역 협상의 기본인 관세 양허안(개방안) 골격을 마련하는 작업에 초점을 두겠다는 것이 한국 협상단의 방침이다. 양허안은 공산품·섬유·농업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두 나라 간 이해관계가 많이 다르다. 미국은 자신의 취약 분야인 섬유에서 보수적(관세를 많이 철폐하지 않겠다는)이고, 우리는 농산물에서 그렇다.

서비스·투자 분야는 지난 3차 협상까지는 양쪽의 유보안(개방하지 않을 분야를 열거)을 놓고 상대방 유보안의 정확한 내용과 상대방의 진짜 관심사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을 벌였다.

▶개성공단 문제는 북핵 위기로 우리 쪽 입지가 더욱 좁아져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우리 관심사항이라는 뜻을 표명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미국 쪽은 이전보다 더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약값 이의제기 기구 설치와 특허기간 연장 등 의약품 분야 요구 사항들에 대해 우리는 계속 난색을 표명하고 있으나, 미국 역시 의지가 강하다.

▶반대 집회 본격화

지난 22일 제주도 곳곳에선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집회와 각종 공연 등이 잇따라 열렸다. 농수축산비상대책위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제주공항 등에서 기자회견과 농민 대표자 결의대회를 열고 협상 즉각 중단과 평화집회 보장을 요구했다. 범국민운동본부와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오늘 오전 어선 30여 척을 동원해 협상 장소인 제주 신라호텔 앞 바다에서 해상시위를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