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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 열풍 이후 주춤하는 한류 열풍을 다시 깨워 일으킨다. 이번에는 우리의 전통소리, 비보이, 태권도가 나섰다. 홍콩에서 열린 사물놀이, 퓨전국악, 비보이 공연과 태권도 시범은 한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홍콩의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 홍콩문화센터 야외 광장은 새로운 한류의 열기로 뜨거웠다. 보기 드물게 화창한 겨울 날씨를 보인 12월17일, 맑은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 문화 공연이 펼쳐졌다. 두 시간 반 동안 관람석 뿐 아니라 무대주변과 육교에까지 꽉 들어찬 1300여 홍콩 시민들은 때론 환호하고 때론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공연은 홍콩의 한인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한누리의 사물놀이로 시작됐다.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에 이어서 뿌리패의 ‘퓨전 타악’이 선보였다. 한국의 전통음악 가운데 풍물, 무속음악 등을 바탕으로 현대에 맞게 재창조해 낸 뿌리패의 ‘퓨전 타악’은 폭발적이었으며 역동적이었다.

전통국악 공연팀 정동극장 공연단은 홍콩인들에게도 익숙한 멜로디인 드라마 대장금과 겨울연가의 OST 음악을 연주하고 장고춤을 선보였다. 국가대표 태권도 시범단은 세계 태권도의 본산인 한국의 국가대표답게 절도 있는 동작과 격파시범, 태권무용까지 다양한 시범으로 홍콩인들을 사로잡았다. 이어 등장한 상명대 응원단은 청중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서 홍콩시민과 우리 동포가 함께 어울려 친근한 이웃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다양한 장르로 한류 새 지평 연다

공연의 마지막 무대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열린 비보이(B-boy)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의 브레이크 댄스 그룹 갬블러 크루 몫이었다. 갬블러 크루는 세계 챔피언 팀답게 고난이도의 브레이크 댄스를 선보여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 내었다.

이날 공연을 참관한 에이미 챈 홍콩 폴리테크대 교수(전 홍콩 관광청장)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조성된 이날 공연은 드라마와 영화, 비, 배용준, 이영애 등 인기인에 편중되었던 한류가 전통문화, 태권도, 브레이크 댄스 등 새로운 장르로 확대, 발전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해외 공연 치고는 유례없이 80여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공연단이 홍콩 공연을 갖게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정확히 1년 전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홍콩에서 열렸을 당시 홍콩시민들은 한국에서 온 1천여명의 농민 시위대가 폭력 시위를 벌이던 장면을 홍콩의 모든 TV가 마치 중계방송 하듯이 보도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 때 실추된 국가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총영사관은 ‘아시아 민족 문화축제’공연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주최측인 홍콩정부 문화여유국에 협조를 구해서 매년 4-5개 국가의 합동공연으로 진행되던 이 축제의 관례를 깨고 올해는 한국 단독공연을 개최하기로 하고 한국 국제문화산업 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성사된 것이다.

국가대표 태권도 시범단의 절도 있는 동작과 격파시범, 태권무용까지 다양한 시범은 홍콩인들을 사로잡았다.

이날 공연은 주제부터 ‘Dynamic Korea-We love Hong Kong’으로 정하여 무대 배경뿐 아니라 포스터 등 모든 홍보 자료에 ‘Dynamic Korea’ 로고를 삽입했다. 무대 전면 하단에도 ‘Dynamic Korea’ 로고를 부착하고 이 무대에서 역동적인 공연이 펼쳐짐으로써 대한민국 이미지를 강렬하게 심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