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일본이나 외국에 있을 때 한국의 시위하는 장면이 제일 먼저 방송된다. 깜짝 놀라 집으로 전화해 우리나라에 폭동이 일어났는가 물어보면, 아무런 일 없으며 조용하다고 말한다.

외국의 방송이나 신문에 한국의 시위현장이 연일 톱뉴스로 발표되면, 집에서 별일 없다고 말하지만, 항상 걱정이 되고, 한국사람들은 항상 전쟁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아 외국인들 보기에 민망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은 싸움만 하고 언제 돈을 버는지 모르겠다는 비아냥거리는 말을 자주 한다. 요즈음 같은 폭력이 난무하는 시위는 우리의 상상력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끔 이라크나 중동의 폭력사태를 보는 느낌과 같다. 아마 중동지역도 폭력사태가 있는 지역만 그렇지, 다른 곳은 조용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살 수 없을 테니까.

우리는 이러한 사태를 TV나 신문의 보도를 접하면서, 이런 나라에 관광을 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21세기 첨단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관광산업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관광은 평화를 상징한다. 나라가 조용해야 관광객이 몰려오지 않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연일 전국이 시위만 하고 있어 시위공화국이 되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요즘 과격시위가 사회 현상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기에 앞서 한심스러운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한미FTA 반대를 하면서, 아무런 죄가 없는 광주시청 건물을 망가뜨려 버린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건물이 파괴되는 것은 모두 시민들의 귀중한 세금을 낭비하는 꼴이다.

현대자동차나 대기업들의 폭력시위를 보면, 다른 회사들보다 많은 월급을 받으면서 데모를 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업하는 자영업자들도 그 정도 벌기 힘들다는 것도 알아야 하며, 일자리 없어 실업자 신세로 있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이러한 시위는 우리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한국을 불안하게 보는 나라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은 우리 시위를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 느끼는 한국의 불안 정도는 대단하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수가 급감하고 있다. 물론 원화가치 상승의 영향도 있겠지만 불안요인이 더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첨단산업으로 꼽고 있는 우리 현실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해외 여행한 내국인 출국 수가 1천2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나라를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 수는 600만 명을 간신히 넘겼다.

세계는 지금 관광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만 보아도 관광이 최고란 인식 아래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무감각한 상태에 있다.

특히 9·11 테러와 쓰나미 이후 관광지 선택에서 안전이 주요 요인으로 등장했다. 관광시설을 짓고,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홍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관광 경쟁력을 말할 수 없다.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우리는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 마케팅을 해 왔다. ‘붉은 악마’들의 응원 모습은 우리와 세계 모두에게 감동을 줬다. 그래서 ‘다이내믹 코리아’는 국가 슬로건으로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외국인들의 눈에는 ‘다이내믹 코리아’가 한국의 시위현장을 연상케 하고 있다. 물론 시위를 불러일으킨 사회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래도 다시 한번 국가이미지와 브랜드 자산을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는 그렇다손치더라도 광주·전남은 어떤가. 조그만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만 갖고 있으면, 관광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시위도 없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도 만들어내야 광주·전남이 튼튼해질 것이다.

강원구 <행정학박사·동신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