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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적 병리는 주로 어린이, 학생이나 학급에서 나타나는 것이므로 그 치료에는 교사 개인의 자상한 배려와 애정이 필요하며 부모들의 협력이 따라야 한다”

교육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역기능적 현상을 병리학에 비유하여 교육병리학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학교는 있어도 교육은 없다. 교실의 위기, 교사는 있어도 스승은 없다,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다, 입시지옥, 과밀수업, 부정선거, 불량급식 등 위기, 부재, 황폐, 불신으로 표현된 교육병리현상을 나타내는 용어들을 많이 발견할 수가 있다.

여러가지 교육병리현상을 둘로 대별해 본다면 하나는 현상 내지 결과로서의 교육병리로 이것을 교육적 병리라 하고, 다른 하나는 그와 같은 교육적 병리를 발생케 하는 원인이 되는 교육 즉 병리적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개개의 어린이나 교실에 나타나는 교육적 병리를 임상적으로 치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교육적 병리를 발생케 하는 병리적 교육을 예방하는 다시 말하면 의학에 비유하여 치료의학에 대한 예방의학이요, 병의 치료에 대한 체질의 개선이 무엇보다도 요망된다.

병리적 교육의 예방과 해소책으로서는 오늘날 교육을 거시적인 면목에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가령 현대교육을 생애교육의 원리에 비추어 본다면 얼마나 병들어 있는가를 알 수가 있을 것이다.

교육을 재학중인 청소년기에만 집중시켜 학교를 졸업하면 교육이 종료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또한 사람들은 가정교육이나 사회교육은 별로 인식하지 않고 학교교육만 교육인 것처럼 생각한다. 가정, 동료 자연과의 접촉을 희생시켜 어린 학생들로 하여금 입시경쟁에서의 승리를 재촉하고 학교에서는 모든 교육을 인수한 것처럼 과중한 부담을 맡아 여러가지 병리현상을 낳게 한다.

교육은 남을 넘어뜨리고 남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인간 그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고, 나와 사회와 국가에의 보람이 될 수 있는 인간을 위해 지적, 도덕적, 정의적 등 완성에 있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 나가야 하기 때문에 이것은 일시의 학교 교육만으로서는 이루어질 수 없고 평생토록 계속되는 것이며 또한 가정, 학교, 사회의 조화적 협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의 교육 체질 개선이 곧 여러가지 병리현상을 예방케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 뜻에서 입시제도, 유아교육, 사회교육을 포함한 종합적인 교육제도의 개혁, 학급규모의 적정화를 위한 학급교육을 포함한 종합적인 교육제도의 개혁, 학급규모의 적정화를 위한 학급인구의 감소 목적에 따른 교육기획 예산제도의 확립, 교육과정 운영을 원활히 하는 교육시설 설비관리 등 개선이 무엇보다도 요청된다.

병리적 교육의 예방이 교육에 대한 거시적인 식견에 의해서 가능하다면 교육적 병리는 주로 개개 어린이 학생이나 학급에서 나타나는 것이므로 그 치료에는 교사 개인의 자상한 배려와 애정이 필요하며 부모들의 협력이 따라야 한다.

교육에 있어서 역기능적 현상을 병리학에 비유하였거니와 교육적 병리를 발생케 하는 원인이 되는 병리적 교육은 제도적, 행정적 차원에서 주로 예방과 해소가 요구되며, 교육적 병리는 어린이 학생을 맡고있는 개개인 교사들의 교육적 식견과 역량에 기대된다.

의사가 병을 치료하기 위해 고도로 정밀화된 방법으로 진단을 내려 최선을 다하듯이 교육의 역기능적 현상을 정확히 판단하여 그 개선에 최선을 다하는 교육적 정열을 기대한다.

이정재 <전 광주교육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