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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시 명 : 하정웅컬렉션전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 전시기간 : 2007. 2. 6 ~ 8. 31

○ 전시장소 : 본관 2층 하정웅컬렉션실

○ 작 품 수 : 총37점

○ 작 가 : 전화황, 곽인식, 송영옥, 이우환, 곽덕준, 문승근, 야코 아감, 박서보, 최명영, 김선회, 고영훈, 이호철, 박불똥, 김석출, 김주영, 송현숙, 채준 - 총17명

○ 전시취지문

하정웅 콜렉션전 -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채우려고만 하는 생각을 일단 놓아 버리고 텅 비울 때 새로운 눈이 뜨이고 밝은 귀가 열릴 수 있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영역은 전체에서 볼 때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존재의 실상을 인식하려면 눈에 보이는 부분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두루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육지를 바로 보려면 바다도 함께 보아야 하고 밝은 것을 보려면 어두운 것도 동시에 볼 줄 알아야 한다.

<법정 스님 잠언록> 중에서

세계는 실상과 허상,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형식과 내용......같은 대립적인 개념들이 동전의 양면과 같이 공존하는 가운데, 한가지의 현상 속에 상반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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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그림은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가 하면, 보이는 것과 전혀 다른 의미 혹은 무의미가 내포되어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현실의 사물을 똑같이 재현시켜놓은 작품의 경우 이미지의 친숙함은 실재를 은폐시키는 베일 역할을 하기도 하고, 사실적 이미지들이 오히려 의미의 불확실성과 세상사의 무의함 혹은 공허함을 은유하기도 한다.

반면 추상화와 같이 알아볼 수 없는 형상의 그림이 사고의 명료함을 안겨주는가 하면, 아무 형상도 없이 비어있는 화면은 끝없는 사유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무한함을 이야기하게 하기도 한다.

현대미술은 이제 눈에 보이는 것, 즉 시각적 체험을 통해 자극을 주거나 감동을 주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작품을 통해 보이는 것 이상의 넓고 깊은 감정의 확인과 사유의 확장, 보는 사람마다의 각기 다른 시각과 다양한 반응과 해석을 중요시한다. 미술작품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이는 것 너머의 숨은 의미를 찾아보고, 관람객의 경험이나 꿈, 상상력 등을 첨가하여 보이는 것 이상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내기를 갈구한다.

이와 같은 과정, 즉 작가와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작품은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전시는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그림 속에서 관람객 개개인의 다양한 시선과 해석으로 작가의 의도 이상의 것을 듣고 느끼고 만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함축하는 의미를 통해 사물이나 인간사의 ‘안과 밖’ 혹은 ‘형식과 내용’, ‘표피와 내부세계’의 공존을 인식하고, 세상의 다양성에 대한 인식의 폭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자료제공 <광주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