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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의상, 도발적 포즈, 음란성 짙은 가사들로 인한 섹시 여가수들의 선정성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이효리, 서인영, 아이비, 채연 등 대표적인 섹시 여가수들의 신곡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쌀쌀한 겨울날씨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섹시열풍이 또 한번 불어 닥치고 있어 선정성 논란이 또다시 꿈틀대고 있다.

이러한 섹시스타들의 노출경쟁에 따른 사회성 논란은 비단 어제 오늘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가수들의 노출의 정도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으며, ‘어디까지를 섹시미로서 인정해야 하는가?’라는 지적과 ‘표현의 자유와 예술성은 존중돼야 한다’는 주장 간의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섹시 여가수에게 ‘섹시’를 빼면 도대체 뭐가 남느냐”는 말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여가수들에게 ‘섹시미’는 음악성을 월등히 앞선 자리에 뿌리내려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섹시 아이콘’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효리 경우 지난달 23일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구축된 섹시 이미지를 벗고 음악성과 연기력을 선보이겠다”고 밝히고 “신곡을 발표하는 무대에서는 차분한 이미지를 선보일 것” 전했다.

당시 이효리의 인터뷰가 보도된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지금까지 섹시이미지로 가수활동을 해왔는데 섹시이미지를 벗으면 대체 뭘로 어필한다는 건가”라며 “우리나라 여가수들은 가창력부터 키워야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불과 며칠 후, 섹시이미지를 탈피하겠노라고 선언한 이효리는 잡지화보 촬영에서 과한 노출로 남자 모델과 진하게 키스하는 장면과 베드신을 촬영한 듯한 느낌의 화보를 찍어 사이버 상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이내 ‘이효리 베드신’이라는 검색어로 인기검색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그럼 그렇지’ 였다.

또한 3일 컴백 무대를 선보일 섹시 가수 아이비는 ‘좋아’라는 신곡에서 ‘마음껏 유혹해도 좋아, 걱정은 내일로 입술을 내밀고 모든 걸 허락해 주는 밤’ 등 남성을 유혹하는 대사를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SBS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

아이비는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섹시가수라는 타이틀을 벗어나고 싶다”면서 “가창력과 춤을 통해 음악성을 인정받고 싶다”고 밝힌바 있다.

아이비는 그러면서도 “항상 인터넷을 검색하며 나에 대한 누리꾼들의 이미지를 살펴보지만 악플이 눈에 띄더라도 상처받지 않는다”며 “나만 잘하면 되면 그런 것까지 하나하나 의식한다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많은 여가수들은 ‘섹시컨셉’을 내세워 앨범에 대한 마케팅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이미지 마케팅이 성공할 경우 그 가수의 이미지는 이미 ‘가창력과 음악성’이 아닌 ‘오우~ 섹시’로 굳혀지고 만다.

하지만 이러한 연예계 분위기는 평생 음악을 하며 살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가수라는 인생을 선택한 많은 이들(물론 스타 영웅화를 꿈꾼 이들도 많겠지만)로 하여금 초심을 잃고 경쟁심리만을 자극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열등감으로 인한 자아상실과 정체성혼란을 초래할 뿐 아니라, 매체를 통해 이들을 접하는 많은 시청자들 대부분이 청소년들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의 가장 큰 심리적 스트레스는 다름 아닌 인기에 대한 불안감과 초조함이다. 인기의 상승폭과 하락폭이 극단적인 직업 특성상 이번 곡이 히트를 쳤다고 해도 그 앨범의 성공여부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

특히 섹시컨셉으로 인기몰이를 한 경우, 다음 앨범에서 인기를 얻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곧 도태될 것이란 위기감에 빠져들면서 다음은 더욱 자극적으로, 그 다음은 더더욱 자극적으로 무대 앞에 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연예인들 사이에서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섹시한 이미지에 대한 비난을 받으며 방송에 대한 공포가 커져 결국 그룹을 해체한 ‘베이비복스’가 그랬고, 모욕적인 악플에 시달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故 유니가 그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수가 가수로서의 기본적 자질과 철학을 가지고, (섹시한 이미지든 청순한 이미지든)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러한 인기의 압박감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이 그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방송관계자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선정성’논쟁에 대해 “세계적인 섹시가수로 유명한 마돈나의 경우, 그의 노출을 찬성하는 사람이든 반대하는 사람이든 그의 가창력 등 가수로서의 재능에 대해 비난한 사람이 없었다”면서 “이른바 벗어도 좋고, 안 벗어도 좋으니 가수 본연의 자세를 잃지 말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의 한 누리꾼은 “섹시 여가수들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이 단순하게 악플을 다는 것이 아니라 노래부터 잘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사진가는 사진으로, 화가는 그림으로 자신의 재능을 표현하듯 가수는 노래와 음악으로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자신의 위치와 지위에 맞게 최선을 다하는 이가 진정한 스타자 연예인이 아니겠냐”면서 “원색적인 이미지로 인기를 얻기 보다 가수로서의 직업에 맞게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