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극단적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구촌에는 언제나 상반되는 두 집단이 존재하고 있다.

잘되는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으로 나뉘어져 있기에 두 집단은 항상 대립구도를 형성하며 서로 상대방을 경멸하며 멸시하고 아귀다툼하며 살아가는 것이 세상사라 할 수 있다.

선진대국이라 자칭하는 미국에서도 흑백 인종문제 만큼은 항상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가장 큰 고민거리중 하나이다.

이처럼 백인들의 멸시를 받으며 살아가는 미국내 밑바닥 층이라 불리는 흑인사회 내부 바로 그 안에서도 또 다른 아픔을 그려내고 있는 영화 한편이 바로 ‘드림걸즈’라는 뮤지컬영화다.

이 영화에서는 같은 색(色)을 띤 집단의 이야기로서 서로 대립하며 경쟁하는 즉 오직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한 채 살아가는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기에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이기적이며 추한 모습들을 이 영화 한 편에 담아내고 있다.

지난달 25일 치러진 7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후보에서 배제된 것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생길 정도로 큰 관심거리였던 ‘드림걸즈’는 비록 7개 부분 후보로 선정되었지만 여우조연상과 음향상 등 2개 부문 수상에 그치고 말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래 전부터 미국인 우월주위라는 즉 백인 우월사상을 추구하고 있는 영화제이다. 그러나 ‘드림걸즈’는 미국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영화였기에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란 여간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즉 미국의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거나 세계 으뜸이라는 의미를 담아내지 못한 작품에는 아카데미는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 어떤 영화들보다 훨씬 값진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는 즉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애환과 아픔을 노래하며 또 한편으로는 그들의 아픈 부위를 감싸주는 솔직 담백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예술성 짙은 따뜻한 영화이다.

이처럼 영화 ‘드림걸즈’는 오늘의 현실인 이런 사회상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흥미 있는 뮤지컬로 만들어 미국이 가지고 있는 큰 고민거리인 그들만의 상처를 치유하려 하고 있다.

한편 사람의 능력은 무한한 것으로 노력한자는 반드시 그 노력의 대가만큼 값진 행복을 추구하게 되며 게으르고 계획 없이 지내는 집단이나 개인은 항상 남의 눈치나 살펴가며 살아가야 하는 비참한 부류에 속하게 된다는 교훈도 함께 던져주는 메시지 강한 설파용 영화이기도 하다.

또 내분으로 인해 발생된 불미스런 사실들까지도 마치 사회의 악습이나 편견으로 인해 일어난 모순된 사회 탓으로 돌려버리고 스스로의 잘못을 영원히 감추려하고 있다.

그리고 절대 백인들을 능가하여 앞설 수 없음도 은근히 시사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스스로 자책하게 된다는 반성의 의미도 제시해 주고있다. 즉 흑인들만의 또 다른 처절한 아픔을 영화 속에 담아내고 있다.

‘가장 큰 적은 바로 가까운 내부에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흑백논리를 따지기 앞서 아등바등 거리며 살아가는 집단 내에서의 갈등이 더욱 처절하게 그려진 영화다.

그런데 진정 이 영화의 각본과 감독을 맡은 빌 콘돈 감독은 뮤지컬영화의 달인으로 백인이지만 흑인들이 처한 삶을 잘 분석하고 고민들을 들추어 내 앞장서서 대변해 주고 있는 휴머니즘 넘치는 감독이다.

풀리지 않는 숙제를 풀어나가는 그들만의 고민이지만 부디 어두운 암흑 속에 찬란한 빛이 발하기를 기원해 본다.

박형균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