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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문들은 한미FTA 타결을 보도하면서 부러움과 시샘이 묻어나는 의의와 평가와 함께 일본정부의 미온적 자세를 질타하고 있다.

4월 3일자 일본 언론의 한미FTA 관련 보도의 제목들로서 제목자체에서도 일본경제의 앞날을 우려하는 냄새가 물씬 풍기고 있으며, 기사 내용을 보면 타결된 내용뿐 아니라 부러움과 시샘이 묻어나는 의의와 평가를 덧붙이면서 일본정부의 미온적 자세를 질타하고 있다.

▶일본정부 미온적 자세 질타

우선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공세의 미국, 수세의 한국’이라는 일반적 평가에도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눈앞의 아픔을 참으면서도 긴 안목으로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결단했다고 평가했다. 또 한일FTA 체결교섭에서 무역액이 얼마 되지 않는 농수산물 시장개방을 양보하지 않은 일본정부의 자세와 이웃 나라인 한국과 중국과의 경제연대에 소극적이면서 아세안이나 APEC에는 적극적인 일본의 태도를 ‘통상국가 일본의 서글픔’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사는 한국은 FTA를 국내산업 구조개혁의 기폭제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이번 한미FTA는 관세철폐뿐 아니라 정부조달, 경쟁정책, 서비스 등 광범위한 분야의 협정으로서 통상자유화 면에서 일본은 한국, 미국에 크게 뒤지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엔저와 원고, 중국의 공세, 반미시위의 폭풍 등 어려운 사정에서도 합의를 이루어낸 한국의 사례는 일본에게는 큰 교훈이 되고 있으며 설령 완전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협정을 맺으면 시장의 힘에 의해 생산성이 낮은 업종이 효율화되는 구조개혁 효과도 기대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규모 FTA를 손에 넣었다’

평소 한국관련 이슈에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도 이번 한미FTA 타결을 ‘일본과 중국사이의 샌드위치 신세인 한국에게는 기사회생책이며, 어려운 정치적 결단으로 아시아 최대규모의 FTA를 손에 넣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경제면에서의 일본과 중국 사이의 샌드위치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미국을 이용하는 ‘원교근공’법을 택하여 외교안보상의 대미관계도 보완하는 효과를 겨냥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한미FTA 체결 합의에 따른 일본의 영향에 관해 WTO 농업분야에서 입장을 같이해 온 한국의 일탈로 일본의 농업자유화를 요구하는 압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미국의 소고기 수출압력증가, ‘원화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한국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돼 가격경쟁력이 회복됨에 따른 일본 자동차업계, 가전업계의 타격 등 일본기업과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일본정부에 한국 포함 조속한 FTA 체결 촉구

한편으로는 한국과 미국 내의 불만의 목소리가 상존하고 있어 비준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일본 경단련과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을 전하고 있는데, 한결 같이 일본정부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과 조속히 FTA 체결교섭에 나서도록 촉구하고 있다.

한미FTA의 비준과 발효까지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미양국이 기본원칙에는 합의한 만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한미FTA가 일본 언론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일중 사이의 샌드위치신세를 탈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든,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책이든 우리경제를 세계최대의 시장인 미국시장과 일체화시키는 첫걸음임에는 틀림없다는 평가이다.

국내 언론에서는 미국시장에서 일본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모처럼의 기회를 잘 활용하도록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으며, 농업 등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설득과 지원을 병행하면서 하루 빨리 비준되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한미FTA는 ‘무역 외에는 살아남을 길이 없는 국가가 어떻게 살아남느냐는 결국 교역을 통하는 길 밖에 없으며, 통상은 국가발전의 핵심으로서 FTA는 바른 길’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신념에 따른 것이다.

일부 국내 언론이 노무현 대통령을 ‘후세의 기억에 남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보도한 것과는 별개로 한미FTA는 우리 국민과 국가에는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고 이길 수 있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노 대통령 언급은 이번 협정 타결의 원동력이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언론이 동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