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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인 허모씨(71)는 의료인을 믿지 않아 몸이 아프면 여러 곳의 병원을 찾곤 했다. 2005년만 하더라도 소화기 질환 때문에 16개 병원을 1800일 이용했고, 관절질환으로 10개 병원을 700일, 고혈압과 피부과, 안과 질환으로 20개 병원을 1200여일 이용했다. 2005년 허씨의 급여일수는 3171일이었다.

보건복지부는 허씨처럼 장기의료이용자 3213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의료급여 사례관리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의료급여관리사 234명이 투입돼 수급자를 상담하고 맞춤형 보건·의료·복지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는 약물 오남용을 방지하고 대상자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병원 중복 이용을 줄여 한정된 재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허씨를 찾은 의료급여관리사는 허씨를 꾸준히 찾아 상담하고 신뢰관계를 형성한 뒤, 단골주치의를 선정하고 함께 병원을 찾아 허씨의 건강에 대해 주치의와 상의하는 보호자 역할을 수행했다. 그 결과 허씨가 병원을 이용한 일수는 355일로 줄어들었다. 현재 그는 고혈압과 위장질환, 관절염을 치료받기 위해 병원 2군데만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의료급여 사례관리사업 확대

정부가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건강을 직접 챙기는 의료급여 사례관리사업이 확대된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급여 사례관리사업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우선 5월 중에 서울시 은평구 등 11개 시군구에 시범적으로 간호사 면허를 소지한 의료관리사 3~10명으로 구성된 텔러케어센터를 설치한다.

의료급여관리사는 질병에 비해 의료이용을 적게 하거나 많이 하는 이, 희구난치성질환자, 신규수급권자, 선택병의원제 대상자, 질병을 가진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정 등 수급권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거나 방문해 밀착상담을 실시한 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이들은 7월에 실시되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에 대한 소액 본인부담금제 및 선택병의원제에 대비해 합리적 의료이용에 대해 상담하거나 안내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의료급여관리사 205명 추가배치…의료 이용 상담·안내

보건복지부는 이를 위해 텔레케어센터 11개 시범사업 지역과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밀집한 시군구에 간호사 면허를 소지한 의료급여관리사 205명을 추가배치한다.

이는 수급권자 중 장기의료이용자 등 소수에게 실시해왔던 사례관리 서비스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내년 12월 시범사업이 끝나면 평가에 따라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전국의 시군구에 확대될 예정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텔레케어센터의 사례관리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17일 오후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 의료급여사례관리사업지원단을 구성했다.

“적정 수준 의료급여만 지출…재정에도 큰 도움 될 것”

지원단은 의료급여 담당자의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실시해 수급권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수급권자의 건강측정지표를 개발하고 건강수준을 파악해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는 등 수요자 중심의 의료급여 사업이 되도록 사업모니터링 및 평가체계를 강화하게 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급여 사례관리사업은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건강 관리능력을 높이는 등 건강관리의 대변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또한 적정 수준의 의료급여만을 지출하기 때문에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