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아카시아 향기 그윽한 오월은 언제나 싱그럽고 푸르기가 그지없다. 온갖 꽃들도 흐드러지듯 피어 절정을 이루는 오월은 그래서 계절의 여왕으로 꼽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싱그럽고 생동하는 신록으로 인하여, 인간의 삶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청소년의 시기를 오월에 비유한다.

그러나 화려한 오월은 겉만 화려한 것이 아니라 조금만 유심히 속을 들여다보아도 우리가 특히 청소년들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교훈들을 그 속에 빼곡이 담고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진한 신록과 대지의 푸른 정기는 과다한 학교공부에 지쳐있는 청소년들에게 적은 마음의 여유라도 가지고 자신의 생활을 잠시라도 뒤돌아보게 한다. 하루하루 크기와 색깔이 다르게 변해가는 초록의 성장 속에서 삶의 경건함을 발견하게 된다.

잠시 삶의 여유를 갖고 온통 초록으로 물든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오월의 진한 꽃 내음을 맡아봄으로서, 찌든 일상 속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복잡한 인간관계로 인하여 받은 마음의 상처를 잠시라도 잊어보면 어떨까. 그 속에서 새롭게 살아갈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오월의 푸른 잎들은 청소년들에게 깨끗한 양심과 순진무구함을 가지고 속삭이는 듯하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너무 외형적인, 눈에 보이는 물질문화 속에서 가볍고 쉽게 생활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조금만 힘들고 어려워도 포기하고, 성급한 결과주의로 인하여 실패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자신의 부족함보다는 주위의 환경 탓으로 성급히 돌려버리는데 익숙해 있는 것 같다. ‘～때문이야’ ‘～누가 그랬어요’ ‘～TV에서 그랬는데요...’등등, 자신의 주체적인 생각도, 선택도, 행동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지나치게 상업화된 대중문화에 탐닉함으로서 청소년다운 건전한 청소년상을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모든 현상들을 청소년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현실적 조건으로 인하여 자신의 양심을 오염시키는, 청소년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함을 잃어버려서는 안되겠다. 그래서 청소년 스스로 양심과 순수함을 지키려고 무진 애를 쓰는 오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오월의 하늘은 높은 이상과 드넓은 희망을 청소년들에게 안겨주려는 듯하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너무 급급해서 더 큰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청소년들을 채찍질하려는 듯하다.

태양의 눈부심과 드넓은 하늘처럼 보다 큰마음을 키워 는 청소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창조적인 자신이 삶을 살기 위해서 현실적이고 외형적인 일상사에 아무 대책 없이 빠져들기보다는 무슨 일이든 높은 이상을 품고 진지한 자세로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갈 수 있는 청소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월의 하늘에 넘치는 환희와 땅에 솟구치는 푸른 정기가 우리 모든 청소년들에게 약동하는 패기와 정열, 그리고 거침없는 도전정신이 되어 저 대지의 푸른 불길처럼 타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드높은 이상과 희망이 마음속에서 샘솟듯 일어나는 오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도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늘 상 한결같은 푸른 청소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정재 (논설위원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