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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세계일보 취재팀은 행정부 각 기관과 사법부, 광역지자체 등 65개 기관에 대해 최근 5년간 내놓은 정책연구 보고서 목록과 연구비, 책임 연구자, 연구기간, 현재 보유 여부 등을 묻는 정보공개를 청구, 얻어낸 6668개의 연구보고서를 분석해 5회에 걸쳐 ‘정부 싱크탱크 대해부’라는 시리즈를 연재했다.

이 시리즈는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정부 싱크탱크에 대한 심층 분석으로 호평을 얻어 같은해 '이달의 기자상', '관훈언론상', 지난 3월 '삼성언론상' 등을 잇달아 수상했다.

이 시리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정보공개 청구제도를 적절히 활용해 방대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적극적 정보공개의 확대’라는 목표에 따라 2004년 1월 정보공개법을 전면 개정한 것이 큰 힘이 됐다.

◆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정보공개

2004년 1월 개정된 정보공개법은 정보공개 처리기간을 종전 15일에서 10일로 단축됐다. 영국과 미국이 20일, 일본과 독일이 30일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신속하게 정보공개가 이뤄지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7일 ‘언론인과의 대화’에서 “우리 정부의 정보공개 시한이 다른 선진국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1996년 정보공개업무의 과다 등을 이유로 정보공개 처리기간을 종전 10일에서 20일로 오히려 후퇴시킨 것과 비교하면 정보공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또 공공기관이 자의적으로 비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타 공공의 안전과 이득’ 등 비공개 요건과 관련된 추상적 문구를 삭제했다. 이와 함께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나 예산집행내역 등은 정보공개청구가 없더라도 미리 공개하도록 하는 ‘행정정보 사전공표제’를 시행했다.

예컨대 문화관광부가 도입한 ‘정책결정과정 공개시스템’의 경우 정책의 수립∼시행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유리알처럼 투명한 행정의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대통령 지시사항, 국민이나 언론의 감시사항 등 핵심 업무 위주로 진행 과정이 모두 공개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참여정부 4년(2003∼2006년)동안 이뤄진 정보공개청구 건수는 연평균 27만2857건으로, 국민의정부(1998∼2002년, 연평균 6만517건)때보다 무려 3.2배 늘어났다.

특히 참여정부 기간 정보공개가 청구돼 공개된 비율이 평균 9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 자의적 판단 가능성 최소화

그러나 비공개 사유가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고, 실제 공개 여부를 공공기관이 판단하기 때문에 정보공개 여부에 대한 자의적 판단의 여지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10월 비공개 정보의 세부기준을 세우고, 이를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이러한 제도는 세계 어느 나라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정보공개 수준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