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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 당국이 신용카드사의 경영실적 호전과 더불어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원가분석을 통해 업종별 수수료율을 적정선에서 조정하는 등 합리화에 나선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원칙적으로 시장원리 및 당사자간 계약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지만, 정부는 서민·영세업자의 부담을 완화하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의 합리적 결정을 유도하기 위해 중립기관을 통해 가맹점 수수료 원가산정 표준안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원가분석을 실시해 합리적인 수수료율 체계를 구축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충북 청주를 방문, 재래시장 성과보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재래시장 상인들로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건의받고 재래시장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도록 관계당국에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재래시장 카드 수수료율이 3.6%로 자영업자 평균 수수료율 2.37%보다 높아 인하가 필요하다"는 송행선 전국상인연합회 회장의 건의를 받고 "대책을 함께 마련하도록 해나가자. 당국도 그런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달라"며 수행한 김석동 재경부 제1차관에게 검토를 지시했다.

▶"KT가 통신요금으로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

노 대통령은 "원가 개념이 중요한데 정부도 원가계산을 잘 해보고, 아니면 카드사에 하지 말고 재래시장 만은 통신사에 맡겨보라"며 "KT가 통신요금으로 그냥 부과해 바로 해결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히 KT 남중수 사장에게는 "통신요금으로 부과하면 되지 않느냐"며 KT가 나서서 해결하는 방안도 검토해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그런 특별한 조치는 금융전문가 사고방식으로는 못푼다. 정치하는 사고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사장님들 모시고 금감위, 재경부, 대통령까지 모여서 이 문제 풉시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이어 "기업경영의 논리가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라도 별수 없다"며 "원가계산을 잘하면 어차피 허가내서 하는 것이니까 우리 사회의 공정경쟁 자유경쟁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조건 하에서 합시다"라고 말했다.

▶내달 13일 신용카드 수수료 개선 공청회

이와 관련 금융감독당국은 내달 1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연구원 주최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 지나치게 벌어진 가맹점 수수료율 격차를 좁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번 공청회에서 지난 2월 금융연구원에 의뢰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산정 표준안' 용역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며 금융연구원은 카드업계와 가맹점 업종 대표, 소비자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7월20일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당국은 연구용역과 공청회 결과는 물론 가맹점 업종구분과 업종간 수수료 차이 등에 대한 외국사례 등을 토대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신용카드사들이 원가산정 표준안을 활용해 합리적인 수수료율 체계를 구축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업종별 제각각…합리성·투명성 높여야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적자에 시달려 온 카드사들이 2005년 하반기 이후 경영실적이 호전돼 흑자로 돌아서면서 가맹점 수수료 체계의 합리성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됐다.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카드업체들이 협상력이 약한 영세업종을 상대로 높은 수수료를 받아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이어졌으며, 특히 체크카드의 경우 자금조달·대손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특성을 감안, 신용카드와 별도의 수수료율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1.5∼4.5%로 평균 2.22% 정도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차이가 커 대형마트와 종합병원, 주유소 등 협상력이 강한 대형업종은 1.5∼2.0% 수준인데 반해, 미용실, 숙박업, 안경점 등 영세업종은 3.0∼4.5%나 된다.

현재 국내에서 카드영업을 하는 업체는 은행과 카드사 등 21곳으로 업계에 따르면 전산망 운영비용 등 각종 경비를 빼지 않은 수수료 수익 규모는 지난해 무려 3조3605억원 달했다. 카드업계 총수익의 45.8%에 달하는 규모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는 자금조달 비용, 대손비용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업종별로 수수료가 다른 원인 등에 대해서는 정확한 공개나 분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