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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 단어가 있다. 그것은 첫째는 '엄마' 둘째는 '가족'이다.

'엄마'라는 이미지는 항상 따뜻한 품이 연상되기에 영화 제목인 '엄마'라는 단어에서

따뜻한 온기가 감지된다.

바로 엄마란 존재는 항상 포근함과 무조건적인 용서의 상징이며 따뜻함의 이미지를 품고있는 하느님 다음으로 거룩한 존재로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그 어떠한 자식들일지라도 항상 용서만 해 주는 그런 존재인 엄마!

한 겨울 부엌 아궁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식구들이 먹고 남은 반찬에 꽁꽁 얼어버린

찬밥만 드셔도 당연하게만 생각되었던 엄마라는 존재,

곤히 잠들어 있을 새벽 가족 모두 잘 되라고 정화수 떠놓고 빌고 또 빌던 엄마!

손발이 부르트도록 모두에게 희생만 강요당해도 당연하게 만 생각되었던 그런 엄마!

이러한 대상을 주제로 한 영화 <엄마>에서는 어느 작품에서도 보여준 적이 없는 68세 노모역할로 '고두심'이라는 배우가 등장하여 우리 모두의 혼을 흠뻑 빼 놓고 만다.

그래서 '고두심의 엄마'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영화이기도 하다.

'고두심'은 이번 영화를 통해 그냥 불려진 국민배우가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 시켜주었고

조연인 늘 곁에 있던 큰아들(손병호) 부부와 건달인 둘째 아들(김유석)의 연기 또한 감칠맛 나게 잘 해 주었다.

특히 꽃샘 추위가 지나가고 독도의 망언을 비롯해 황사까지 겹쳐 짜증이 날 정도로 신경이 곤두선 요즘, 허전하기만 했던 우리들 마음속에 영화 <엄마>는 상처받아 일그러진 우리들의 마음과 닫혀진 감정을 자극하는 매개체가 되어 많은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이 영화는 분명 오락성이나 환상성 등과는 거리가 먼, 영화 본질적 요소하고는 맞지 않는

사실성에 근접한 현실성에 그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오락성보다는 작품성과 작가주의적인 입장에서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중적인 오락성이 가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상보다 관객이 많이 들지 못해 형편없는 영화라고 매도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인터넷에 올려진 글에서 "형편없는 영화"라고 순간에 엉터리영화로 매도해 버린 경우를 볼 때면 무척 가슴이 아프다.

그 이유는 유명 스타가 고두심씨 외에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기왕이면 연기자 모두가 잘 알려진 스타급이면 좋겠지만, 감독의 의도는 오히려 신선함을 주기 위해 연극 연기자들을 일부러 기용했다고 본다.

막내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엄마는 必生則死必死則生의 정신으로 해남에서 목포까지 걸어가는 과정이 영화의 줄거리이다.

즉 로드무비형식의 영화로서 화면에 펼쳐지는 산천초목들 곳곳이 낯이 익고 정감이 가기에

필자도 영화속 주인공들의 모습처럼 여행길이 아닌 고행의 길에 올랐던 기분을 잠시 느낄 정도였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자연 그대로 무공해 청정지역을 화면에 가감 없이 담아냈다.

그래서 흔한 CG하나 없는 즉, 아름답게 보여주려는 가식적이며 인위적인 그림들 보다

자연 그대로의 더욱 아름답고 예쁜 길 등의 비쥬얼을 통해 천혜의 아름다운 풍광과 청량한 기분을 스크린 속에서 마음껏 느끼게 된다.

여기에 '엄마'라는 무공해 사랑까지 더해져서 관객들의 가슴 속 깊숙이 하나의 공감대가 형성이 된다. 요즘의 드라마처럼 사치스럽고 고급스런 분위기 장면은 없지만 관객들의 가슴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의 흐름이 곧 <엄마>라는 영화의 장점이다.

박형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