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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및 자산운용사를 동시에 거느릴 수 있는 보험 지주회사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보험사는 보험상품 개발 후 보험개발원 확인 및 금융감독원 제출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자율적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보험에 가입하려는 고객은 소비자의 선택권이 강화된 ‘보험판매플라자’ 제도를 통해 보험료 협상이 수월해지며, 보험가입 단계별 진행과정을 휴대폰 문자메시지 또는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내년 4월 4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을 앞두고 불완전판매에 대한 입증책임과 배상책임을 은행에 부담토록 하는 한편, 창구판매 임직원 수 제한을 유지하는 등 설계사 실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장치가 마련된다.

재정경제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험업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중 관련 입법절차를 거쳐, 2009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과 같이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은행·증권·보험의 3분된 금융업권의 기본 틀 속에 지난 7월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회사의 발전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이번 보험업법 개편을 통해 보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보험사가 AIG, ING와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와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보험사의 자산운용 역량을 높여 장기자금의 중개자로서 금융시장 내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투자자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보험 지주회사 탄생 유도…자산운용 역량 제고

정부는 우선 이번 개정안에 은행을 소유하지 않은 보험, 증권 등 비은행지주회사에 대해서는 소유(지배) 구조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보험업법상 금융업·비금융업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업종의 회사 주식을 15% 미만까지 소유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경우 보험업법에 따라 기존 비금융업 회사 주식을 처분해야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자회사·손자회사 업종 제한과 같은 규제를 일부 완화해 국내 보험사도 유수의 글로벌 보험그룹과 같이 생보와 손보, 자산운용사를 거느릴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것을 밝혔다.

다만 은행 소유는 금지되며, 상호·순환출자를 해소해야 된다는 전제하에 실시할 뜻을 내비쳤다.

정부는 외국 금융지주회사의 실태 및 해외 입법례 등을 참조하되 우리나라 금융업 규제체계의 특수성도 충분히 고려해 내년중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은 또 보험회사가 투자자문·일입업을 겸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한편,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금융투자회사의 지급결제 추진경과를 봐가며 보험사에도 지급결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보험가입자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보험상품에 가입, 공과금 납부나 보험료 지급 등의 일이 가능하며, 지급받은 보험금으로 해당 보험사에 재투자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 신고 필요없는 자율상품 최대 85% 판매 가능

보험상품 개발절차도 대폭 개선돼, 소비자 보호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보험사의 자율적인 상품개발이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는 보험사에서 보험상품을 개발할 경우 ‘회사내 선임계리사 확인→보험개발원의 요율확인→금감원 심사’ 등 3중의 확인절차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신속한 상품개발에 한계가 존재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3중 확인을 거쳐야 하는 신고상품은 15~25% 이내로 하고, 나머진 보험사 내부검증 시스템을 거친 후 자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상품개발 절차 간소화에 대응해 내부통제 제도를 신설하고 감독당국의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 소비자 보호가 유지되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보험상품에서 제외되는 장외파생상품 중 보험상품과 직접관련이 있는 신용·날씨 등의 상품에 한해 보험사의 겸영업무로 허용했다.

▶보험판매플라자 제도 신설…보험료 협상 용이

보험 가입자에게 보험료 협상 등 권한이 강화된 새로운 판매채널도 신설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소비자 선택권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보험판매플라자’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판매채널은 공급자 위주로 개발된 상품을 단순히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에 불과했지만, 보험가입자는 보험판매플라자를 통해 자기에게 적합한 보험료를 적용해 주도록 보험사와 협상이 가능해 진다.

다만 보험료 협상범위는 보험요율산출기관이 산출한 요율과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산출한 경혐요율간의 차이로 제한해 보험회사의 건전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은 또 보험가입자가 보험계약 단계별로 주요 진행사항을 휴대폰 또는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도록 소비자 보호도 강화했다.

▶방카슈랑스 상품, 은행에 입증·배상 책임 전환

한편 개정안은 일정대로 내년 4월부터 4단계 방카슈랑스를 시행하기로 하는 대신, 불완전판매 및 설계사 실직 등의 문제점을 방지할 수 있는 보완책도 마련했다.

우선 방카슈랑스 상품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입증·배상 책임을 은행이 지도록 했다. 현재는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가입했으나 불완전판매로 인해 손해를 입었을 경우, 소비자가 불완전판매에 대한 입증책임이 있다.

또 이해상충 소지가 있거나 소위 대출상품과 함께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꺾기 등의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경우 은행의 보험판매도 제한된다.

은행입장으로선 방카슈랑스 상품을 함부로 판매하기 어려워지는 한편, 불완전판매에 대한 소비자 피해 방지도 동시에 강화되는 셈이다.

개정안은 또 현재 일몰조항으로 있는 창구판매 임직원 수 제한(2인 이내) 규정을 계속 유지, 보험설계사 실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이미 실직된 설계사는 보험판매플라자 제도 신설 등을 통해 흡수하기로 했다.

▶우체국보험 등 유사보험도 보험업법 적용

우체국보험 등 유사보험과의 불공정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체국보험 및 4대 공제(농협·금고·수협·신협)의 경우 민영보험과 기능상 동일하나 상이한 건전성 규제 및 감독체계로 인해 불공정경쟁 문제가 제기돼 온 점을 감안, 이번 개정안에 이들 5대 유사보험에 대해서도 보험업법 적용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적으로 우체국보험의 신상품 개발 불가 등 한미 FTA에서 합의된 사항을 반영하기로 했으며, 나아가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한 건전성 요건 및 상품심사 등 핵심적 사항에 대해 보험업법을 적용받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