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세상이 시끄럽기 그지없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규정하는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의 교착화로 말미암아 틀어지면서 자꾸만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는가 하면, 이제 바닥을 쳤다던 경제는 정부 스스로가 마지노선으로 정했던 4%대를 훨씬 밑돌아 2.7%성장에 머물고 있다.

그런가하면 참신성에 바탕한 개혁을 가치로 내걸어 국민들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었던 집권세력의 부도덕성이 자꾸만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이른바 386세대들의 ‘자가당착적 청교도주의’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정치적 허탈감에 직면해 있는가. 손가락 절단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공방과 변명을 보면서는 대한민국의 국민임이 창피스러워진다. 출퇴근길에 정문 앞에서 볼 수 있는 이색적 풍경 하나가 우리의 시선을 끌고 있다.

차창 밖으로 보니 중앙도서관 석재를 둘러싼 부정을 파해치라는 한 교수님의 일인시위였다. 도대체 연구하여 학생 가르치기도 바쁠 교수님께서 허구한 날 저러고 서 있으니, 도대체 무슨 까닭일까. 지난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읽은 조대신문을 통하여 다소간의 의문은 풀렸으나, 속 시원히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심층보도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었다.

일인시위 당사자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의혹의 진상에 한 발짝 다가가는 노력이 있었다면 언론기관으로서 역할 수행이 훨씬 돋보일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오늘날 대학은 사회의 축소판이고, 사회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거울이라고 한다. 그 말은 오늘날 대학이 옛날처럼 더 이상 상아탑이 될 수 없음을 지적함과 동시에, 대학이 바로서야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일컫는 말일게다.

옮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날 대학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온갖 부조리는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것에는 부합되지만, 장래 우리사회의 희망을 걸기에는 심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에 부조리가 만연한다고 할지라도 캠퍼스만은 청정지역으로 남아 사회에 산소를 공급하는 숲이 되어야 할 터인데 오늘날 캠퍼스의 각종 비리는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예체능 입시에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교수들도 없지 않다고 하며, 그들이 다시 교사로 우리의 2세 교육을 맡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한탄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민족조선대학교의 경우 해방직후의 어려웠던 시기에. 이곳에 고등교육기관을 세워 국가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가져오고자 했던 민중들의 정성이 모아져 세워 진 대학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항상 그러한 숭고한 설립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교수는 가르치는 일에, 학생들은 배우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우리의 지난 역사에 부끄러웠던 일들도 적지 않았음이 사실이다. 독재적 학원경영자의 비리가 난무하기도 하였으며, 우리들 또한 그 공범자가 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기도 하였다.

역사에 불가피하게 공범자가 된 경우야 허다할 것이니 그것까지 탓할 수 없겠지만, 문제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그 작업에 동참한 경우까지 민주학원에서 활개 치는 모습은 조금은 가관이다.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는 사람에게 몸소 본(本)을 보일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캠퍼스의 순수한 학생들이 더 이상 바깥 세상에 물들지 않고,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들의 보다 깊은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