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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만가구를 돌파한 가운데 청약자가 1명도 없는 이른바 '청약률 0%' 아파트가 늘고 있다.

분양 비수기인 겨울철 영향도 있지만 값싼 아파트를 기다리는 수요자가 늘고 있는 데다 부동산 규제 지속으로 청약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증가세를 보였던 청약저축 가입자 수도 줄었다.

금융결제원 집계 결과 이달 전국 분양 아파트 중 청약률 0% 아파트는 4개 단지 1938가구로 나타났다.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이 지난 12∼14일 충남 천안시 두정동에 분양한 '이안 더 센트럴'(935가구)과 엠코가 최근 울산 신천동에 선보인 '신천 엠코타운'(741가구)에는 청약자가 단 1명도 없었다.

삼성중공업의 대구 범어4동 '범어 삼성쉐르빌'(213가구)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청약률 0% 아파트는 전국 15개 단지 3816가구에 달했다. 청약자 3명 이하로 사실상 청약률 0%인 곳도 7개 단지 1814가구였다.

모두 지난해 11월30일 이전 분양승인을 신청한 단지로 건설사 스스로 악재를 초래했다.

대출규제나 전매제한 등 관련 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앞다퉈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물량을 쏟아낸 것이 외면받은 것이다.

건설사들은 금융조건 완화 등 '4순위 마케팅'으로 수요자의 관심을 얻으려 애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다.

남은 물량을 재분양할 경우에도 분양가 상한제는 적용되지 않지만 실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관계자는 "청약률 0% 아파트는 사실상 미분양 해소가 어렵다"며 "모델하우스 사용기간을 늘릴 경우 회사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고 장기화되면 기존 청약자마저 계약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크게 줄었다. 1월 말 현재 청약통장 가입자는 684만1487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7만507명 줄었다.

특히 공공 중소형 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지난해 청약부금 및 예금과 달리 증가세를 보이던 청약저축 가입자도 1월 263만2280명으로 6640명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