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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경제는 소비와 투자 등 실물지표의 회복속도는 완만하나, 전반적으로 경기회복 조짐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재정경제부는 ‘최근경제동향(Green Book)' 자료를 통해 “민간소비가 소비심리의 호전과 가계부채 조정의 진전 등으로 완만한 회복추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수출도 두자리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설비투자는 감소세로 전환됐으나 건설투자는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서비스업활동도 내수회복 조짐을 반영해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물가도 3% 초반을 유지하고 있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이 3%를 하회하는 등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경부는 그러나 “경기가 아직 전환기적 상황에 있고 내수 회복속도가 완만해 수출의 상대적 둔화효과를 충분히 보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금년 들어 유가와 환율 등 대외 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된 데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경기확장적 거시정책 기조 유지

재경부는 이에 따라 “우리 경제가 조기에 회복되어 잠재 수준의 성장궤도로 복귀하고, 회복된 경기가 장기간의 견조한 성장세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경제 활성화 노력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거시정책은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하반기 종합투자계획 등 경기확장적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미시적으로도 토지규제 개혁 등 규제완화, 국책사업의 차질없는 추진, 임대주택공급 확대,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등 부문별 대책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린북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올 1분기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하며 지난해 4분기부터 보여진 증가세가 올 1분기 들어 확대됐다. 도소매판매가 올 3월 1.4%, 4월 1.2% 증가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소비재판매도 4월 중 2.6%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재경부는 “5월 들어서도 소비관련 속보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신용카드 사용액이 4월 18.3% 늘어난 데 이어 5월에도 18.9% 증가했고,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도 5월에 각각 4%, 2%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가계의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CSI)가 3월 102.2로 기준치 100을 넘어선 데 이어 4월에도 101.3으로 여전히 기준치를 웃돌고 있어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재경부는 “향후 민간소비는 가계부채 조정의 진전,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다만 소득여건 개선이 미흡해 회복속도는 완만하겠다”고 전망했다.

5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1.8% 늘어난 233억달러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증가세를 회복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10.1억달러로 10억달러대를 유지했다.

재경부는 6월 수출 전망과 관련해 “금액기준으로는 5월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나 지난해 6월 수출액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증가율 자체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설비투자, 작년 4분기 보다 3.1% 증가

설비투자의 경우 올 1분기 기계류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지난해 4분기보다 다소 확대돼 3.1% 증가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월에 비해 다소 하락해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는 모습이었다.

재경부는 “기계류 수입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는 등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투자심리 개선추세도 주춤하는 모습이어서 당분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올 1분기에도 지난해 4분기에 이어 감소세를 보였으나 감소폭은 다소 축소됐다. 특히 건설기성은 3월에 5.3%, 4월에 8.3%로 나타나 증가세가 확대됐다.

재경부는 “2003년 4분기이후 지속됐던 건설수주와 허가면적 등의 감소세를 반영해 건설경기는 당분간 둔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다만 최근의 건설수주 증가세, 주택건설실적 및 건설업체 체감경기 호전 등은 건설경기의 개선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4월 산업생산은 3월의 4.9% 보다 낮은 3.8% 증가하는 데 그쳤고, 계절조정 전월비로는 1.7% 감소했다.

재경부는 이에 대해 “내수 회복세가 아직 완만해 수출 증가세의 상대적 둔화에 따른 효과를 상쇄하는 데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재경부는 그러나 “5월 수출이 11.8%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산업생산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업 활동은 4월 중 전년동월대비 1.8% 증가해 전월의 1.6%에 비해 증가세가 소폭 확대됐다. 5월에도 유통업체 매출과 신용카드사용액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경부는 “올해초 이후의 내수회복 조짐을 반영해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2분기 서비스업활동 증가율은 1분기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4월 취업자 전년대비 26만명 늘어

고용사정도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4월 중 취업자가 전년동월대비 26만명 증가하여 1~2월중 다소 부진했던 사정이 3월 이후 점차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실업률도 3.6%를 기록해 올해 들어 3% 중·후반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경부는 “아직 충분치는 않지만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내수중심의 실물경기 회복이 뒷받침 된다면 고용지표의 개선폭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5월 중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과 집세 안정 등에 따라 3%대 초반의 안정세를 지속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함에 따라 석유류의 가격 상승률도 둔화됐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전년동월대비 2.5%를 나타내며 200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경부는 6월 소비자물가동향과 관련해 “과실 출하확대 등에 따른 농산물 가격 안정 등의 영향으로 3%대 초반의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 국제유가는 OPEC 증산, 미국 원유재고 증가, 세계 석유수요 감소 전망, 투기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배럴당 44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타원자재의 경우 비철금속 가격의 하락세에 힘입어 로이터 지수가 지난 4월부터 하락세를 시현했다.

5월 중 아파트가격은 전월과 동일한 0.8%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강남·분당지역의 가격 상승폭은 여타 지역보다 높은 모습을 보였다. 전세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신혼부부 수요 등 계절적 요인으로 소폭 상승했다.

한편 세계경제는 지난 1분기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미국 경제는 1분기 성장률이 속보치 3.1%보다 높은 3.5%를 기록했고, 중국 경제는 올 1분기 9.4%로서 7분기 연속 9%대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일본 경제도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회복에 힘입어 1분기 1.3%(연율기준 5.3%)의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로경제는 유가 급등과 높은 실업률로 인한 내수부진은 물론, 최근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의 EU 헌법안 비준 부결로 유로권 통합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해 향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