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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줄기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하는 초여름. 솔 순차는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4월 말에서 5월 초가 되면 토종 소나무에서 돋아난 솔 순이 손마디만큼 큰다. 이를 따 헹군 다음 꿀에 재워 둔다. 보름쯤 지난 후 솔 향기 가득한 엑기스와 솔 순 하나를 유리잔에 담고 냉수를 부어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입 안이 화하며 가슴에 바람이 인다.

최근에는 솔잎차를 마시고 혈압을 고친 사례도 흔히 접할 수 있을 정도로 효능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솔잎의 성분은 비타민 A와 C, 그리고 엽록소 등이다.

소나무는 적송·육송·백송·낙엽송 등이 있는데 차를 만들 때는 전통소나무인 적송이 좋다.

충북 보은군 외속리에 있는 보성 선씨 영홍공 종가에서는 가족 건강을 위해 대물림된 솔잎차를 만들고 있다. 이곳의 솔잎차는 알코올 기가 조금 있긴 했지만 밤에 마시면 잠이 잘 오고, 아침에 일어나면 피로가 싹 가신다.

만들 땐 솔잎·영지버섯·대추와 감초·꿀을 같은 양으로 준비한다. 4월 하순에 돋아나는 토종 솔잎을 채취해 깨끗이 씻은 다음 잘게 썬다. 이를 채반에 놓아 물기를 말린다. 솔잎은 짧고 가는 것이 토종이다. 영지버섯·대추·감초도 솔잎과 같은 양을 준비해 한번 씻은 후 물기를 없앤다.

오지항아리에 재료를 담고 재료가 잠길 만큼 꿀을 붓는다.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비닐로 단단히 묶고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한 달 동안 숙성시켜 베 보자기에 건지를 받친다.

솔 액기스는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과일즙 반잔, 솔 액기스 반 잔을 섞어 마시면 잠이 잘 오고 피로가 가실 뿐 아니라 피부가 부드럽다. 솔잎차는 한국인 누구에게나 다 좋은 것으로 밝혀진 연구논문도 있다.

김미라(성균관대 유교문화 연구소 연구원보) meoru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