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요즈음 미국산 소고기 파동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어렸을 때 어른들은 '소고기''를 왜 '쇠고기' 라 부른 가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쇠고기는 ''쉐고기''로 소리난다.

소고기를 쇠고기라 한 것은 '소의 고기' 즉 '소의'가 '쇠'로 축약(縮約) 된 것이다. 이제 국민 모두가 '소고기'로 발음하니 쇠고기보다는 소고기를 표준어로 삼는 것이 옳다.

1989년 3월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쇠고기를 소고기로 바꾸자는 논란이 많았지만, 쇠고기는 다음 기회로 넘겼다.

아버지 동생을 '삼춘'이라 부르지만, 표준어인 '삼촌(三寸)'도 다음 기회로 넘기기로 하였다.

'무식(無識)이 유식(有識)을 이긴다'는 말이 있다. 옛날 삭월세(朔月貰)란 말이 있었다. 사글세를 놓을 집들은 가난한 집들이라 '삭월세'라는 글자를 잘 못써 '사글세'로 썼는데, 지금은 사글세가 표준어가 되어 버렸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결정 후 광우병(狂牛病)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국민들 사이에 소고기와 광우병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방송국의 광우병 안전성 논란을 방송한 후 더욱 확산되고 있다.

소고기와 광우병을 둘러싼 논란은 온라인 상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 현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이 불만을 느낀 것은 수입 자체가 아니라, 일본(日本)이나 중국(中國)에 비해 우리나라가 가장 악조건(惡條件)에 수입협상을 맺었고, 미국산 소고기에 문제가 생겨도 당장 수입금지 조치를 할 수도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미량(微量)의 광우병 오염물질만으로도 인간 광우병을 일으킬 수 있고, 한국인의 유전자 구조는 광우병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우리는 광우병에 약한 유전자형을 가진 비율이 90%가 넘어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에 비해 광우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소고기 협상안을 받아들인 후, 이러한 불만으로 탄핵(彈劾)하자는 서명운동 참가자가 크게 늘어나는 일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광우병 파동이 정치적 입장과 연계되면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각종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먹을거리가 위협받고 있고 국민들만 불안에 떨고 있다. 정부 당국은 방송에서 제기한 한국인 유전자 등 관련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거나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 라며, 우리가 구미 사람보다 광우병에 약하다면 '미국의 200만 교포들이 아무 문제없이 살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당초 집회에는 적은 수가 참석할 것이라고 경찰에 신고됐지만, 인터넷을 통해 모여든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운집했다. 몰려든 인원에 비해 집회는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며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내용으로 대규모 도심집회가 계속해서 열린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개월 동안 국정운영을 보면 '국민들의 반발이 심한 대운하 건설, 영어 몰입식교육, 지방혁신도시 재고' 등으로 국민들이 불안하게 생각하고 갈등(葛藤)을 겪고 있다. '국민을 사지로 몰고 갈 광우병 소고기, 굴욕적인 사대외교와 망언들, 천황발언, 독도에 대한 침묵 등 거리로 나와 당신의 생명을 구하고, 미래의 우리 아이들의 나라 대한민국을 구하자'며 호소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두 달이 지난 현재 민심은 심각한 양상을 띄고 있다.

대통령이 취임 두 달만에 '탄핵 청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정치쟁점화도 불거지고 있다. 연일 치솟는 물가고와 기름 값에 시달리는 민심이 불안한 시장경제에 맞물려 반발이 더해 가고 있으며, 의료보험 민영화 추진에 이은 서민들의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 소고기 수입에 위험하다는 것을 강조했는데, 지금에 와서 지난번 발표에 '충분한 과학적인 근거가 아니라 일부 실험실 연구에 근거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앞으로 국민들에게 납득할만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함은 물론, 왜 중국이나 일본 수준이 아닌 저자세로 협상을 해야 했는가도 밝혀야 할 것이다

姜元求 <한중문화교류회장. 동신대 초빙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