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줄탁동시(卒啄同時)’란 말이 있다. 닭이 알을 품었다가 달이 차면 알속의 병아리가 안에서 껍질을 쪼아 나가려하는 것을 ‘卒’이라 하고, 그 반대로 어미 닭이 소리를 듣고 밖에서 마구 쪼아 껍질을 깨뜨리는 것을 ‘啄’이라고 한다. 禪家에서 스승이 제자를 지도하여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다시 말하면 어미 닭이 소중하게 알을 품듯 스승이 제자를 끊임없이 보살펴서 그 根機가 무르익었을 때 깨달음의 길로 이끌어 주는 것이며 제자는 오매불망 정진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줄탁동시’는 스승과 제자간의 배움과 도에 이르는 과정에서 협동의 가치를 강조하는 경구인 것이다.

조선대학교병원에서는 입구의 標石을 통해 줄탁동시의 교훈을 병원정신으로 삼고 있음을 알린다. 「우리조선대학교병원은 하나의 고귀한 생명을 훤한 세상으로 나오게 하기위해 병아리와 암탉이 안팎에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줄탁동시의 의미를 교훈 삼아 환자와 의료진간, 노사간, 직종간, 사제간에 진정한 인술의 터전을 만들기 위해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여 운영되고 있다」

나는 이 표석 앞에서 한참동안 그 의미를 새기면서 서 있었던 적이 있다. 우리공단의 노사관계, CEO인 나와 조직원간의 관계정립은 과연 어떤 모델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개인도 집단도 각자 책임을 다할 때 협동은 성립하게 되는 것이며 그 결과는 성공과 연결될 수 있고 그렇게 이루어진 성공이야말로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견고한 것이다.

당연하고 평범한 진리인 이‘줄탁동시’의 교훈을 나를 비롯한 우리 조직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아니 우리 조직은 이미 ‘줄탁동시’의 교훈을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 우리 공단 노사간 2005년 단체협약과정에서 보여줬던 일면들은 갈등과 반목의 노사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협력적 관계라는 진면을 보여준 것이었다. 이미 선포했던 우리공단 노사평화선언의 의미를 실천하는 것이고 지난해의 전국지방공기업 351개 기관 중 경영대상을 수상했던 보람을 헛되지 않게 지켜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렇다. 이러한 정신기조가 앞으로 지속될 때 우리 환경시설공단은 탄탄하고 정예화 된 전문기술집단으로써 거듭 날것이다. ‘줄탁동시’의 교훈을 되새기면서 나부터 솔선해 창단초기 내걸었던 “환경서비스의 극대화를 위해 ①모든 처리는 완벽하게, ②모든 경비는 내 돈 쓰듯, ③모든 시설은 내 것처럼, ④모든 단원은 가족같이”라는 캐치프래이즈를 쉼없이 실천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이하은 (광주환경시설공단 이사장/재광보성군 향우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