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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 반지르르한 감잎 사이로 노란 감꽃이 피어 있다.

소박한 겉모습과 달리 감꽃은 달콤하다. 부드러운 감잎으로 만든 튀김은 쌉싸름하고 고소한 맛이 별미다.

감나무는 옛부터 오절을 갖춘 나무로 칭송받아왔다. 잎이 넓어 글씨 연습에 좋아 문(文)이요, 단단한 나무는 화살촉으로 사용해 무(武)다. 겉과 안이 같이 붉어 표리가 동일해 충(忠)이라 했다. 치아 없는 노인도 홍시를 먹을 수 있어 효(孝)가 있으며 서리 내린 늦가을까지 열매가 달려 있어 절의(節義)라 했다.

특히 감나무는 씨앗을 심으면 고욤(방울만 한 작은 감)이 되지만 조금 자란 뒤에 다른 가지를 접붙여 키우면 크고 튼실한 감이 많이 열린다. 사람도 끝없는 자기 수양과 교육을 받아야 사람다워진다는 이치를 옛 사람들은 감나무를 통해 깨달았다. 제삿상엔 곶감이 필수로 오르는 이유다.

공자와 맹자 시대부터 마셔오던 감잎차. 감잎은 다른 잎에 비해 비타민C가 20배나 된다.

감잎에 든 비타민C는 뜨거운 물에 우려도 파괴되지 않아 혈압을 내려주고 거친 피부를 촉촉하게 해 미용에도 좋다. 음주 후 감잎차를 마시면 감을 먹고 숙취를 푸는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녹차와 달리 카페인 성분이 없어 아무리 마셔도 위장에 부담이 없다. 특히 배탈이 나기 쉬운 여름철에는 떫은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세균번식을 막아주고 감기 합병증으로 오는 기관지염에도 도움이 된다.

감잎차를 만들 때는 감잎의 성분이 최고인 6월 초가 좋다. 충분히 성장한 감잎에는 비타민C와 엽록소가 많아서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감잎을 따 헹군 후 물기를 빼고 채를 썬다. 바닥이 두꺼운 뜨거운 솥에 감잎을 넣어 덖어 말린 후 따뜻한 실내바닥에 종이를 펴고 하루 정도 바짝 말린다.

유리병에 넣어 햇볕이 닿지 않은 써늘한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한다.

말린 감잎 2g를 넣고 뜨거운 물 150cc 부어 2분 후에 따른다. 푸른 감잎차를 마실 땐 감꽃 한 송이를 띄우면 초여름의 풍경이 될 수도 있다. 감잎차는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다.

김미라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 연구원보·meorukim@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