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대한민국은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지방의원에게는 아주 편리한 나라다. 나랏돈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으니 말이다.

국내여행은 물론이고 해외여행도 나랏돈으로 다녀 올 수 있다니 지구상에 이와 같이 좋은 나라가 우리나라 아닌가 싶다.

감사원은 최근 3년간 정부와 공공기관 소속 임직원 25만7천31명이 1조원에 가까운 경비를 쓰면서 공무 국외여행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공무원이 업무를 위한 해외시찰 또는 연수를 빙자해 관광성 외유를 떠나거나 국외여행 경비를 불법 조성하는 등 상당수 해외 공무출장이 ‘세금으로 떠나는 해외관광’으로 변질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그 금액의 규모가 놀랍거니와 이 가운데는 해외시찰, 연수 명목으로 관광성 외유를 했거나 여행 경비를 불법 조성한 예도 많아 충격이다.

전라남도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모두 70회에 걸쳐 총 9억4천만원을 들여 공무원 910명에게 ‘국외 선진지 벤치마킹 팀훈련 추진’을 실시했다.

그런데 이들 공무원들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여행사가 제시하는 관광 위주의 일정으로 코스를 잡아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보성군도 2004∼2006년까지 직원 520명에 대해 국외여행을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 혈세를 마치 자기 호주머니 돈처럼 해외 나들이에 ’펑펑’ 쓴 이들의 행동에 기가 찰 뿐이다.

사실 공무원의 ‘놀자판’ 해외연수·출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공직자들의 도덕적 문제가 근절되지 않은 것은 이를 방치해 온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부의 관리가 소흘한 책임이 크다.

이번을 기회로 해외 연수, 출장의 계획단계부터 철저히 다잡아야 함은 물론, 연수 후에는 반드시 보고서 또는 복명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 시에는 허위공문서작성 등으로 형사처벌로 다스려야 한다.

따라서 해당자에게 그 비용 전액을 환수함은 물론 국고를 허비한 관련 지자체에 대해서도 엄중 문책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정부는 이번 기회에 공무 국외여행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국민의 혈세가 줄줄 새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지방의원에게도 공무원들과 같은 조치를 취함으로서 혈세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한 명의 혈세 도둑, 10명이 못 잡을 수 있을까 염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