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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우 긴급재난문자’ 전남에도 울린다
2024년 07월 05일 15시 53분 입력
어느 기상학자가 저서에 기록하였듯이 사람은 지구 대기 속에서 살아가며, 인간의 생존과 문명은 기후환경에 지배받는다고 한다. 이로 인해 현실로 다가온 기후변화는 더 강한 호우, 더 강력한 태풍, 더 극심한 폭염을 일으키고 있다.
2022년 8월에는 수도권의 기록적인 폭우로 K-재난영화 부산역을 패러디한 강남블록버스터 ‘강남역’를 탄생시키면서 범정부적으로 집중호우 대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다.
당시 기상청에서는 사전에 위험 기상을 대비해 기상특보와 실시간으로 기상실황을 반영한 기상정보, 기상속보, 긴급자막방송 등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당 100mm 이상의 강하고 많은 비가 집중되면서 안타까운 인명과 많은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기상청은 기상정보 전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극심한 폭우가 내리는 지역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위험을 알려야 할 필요성을 깨닫고 2023년부터 ‘호우 긴급재난문자’ 제도를 새롭게 시행했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시범 운영되던 기상청 호우 긴급재난문자 제도는 5월 15일부터 정규 운영으로 전환했다. 전남 지역에서는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기상청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40dB 이상의 경고음과 진동을 동반한다. 발송기준은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동시에 3시간 누적 강수량 90㎜ 이상이 관측되거나, 1시간 누적 강수량이 72㎜ 이상 관측되었을 때 발송한다. 급격히 발달한 비구름대에서 내리는 집중호우로부터 안전조치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기상청이 직접 발송하는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다른 재난문자와 달리 읍면동 단위로 세분화하여 발송한다. 위험 상황이 발생한 해당 지역의 주민에게 경고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 40dB 이상의 경고음과 진동을 동반해 발송함으로써 수신자가 현장에서 그 위험성을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집중호우의 절반가량이 밤부터 새벽 사이에 발생한다.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는 것은 비로 인한 위험 상황을 알리는 것이니 잠에서 깨어나 위험을 인지하고 대응해야 한다.
광주지방기상청에서 전남 지역에 내린 강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 함평군에서 발생한 실종 사고의 경우, 약 1시간 10분 전에 해당 지역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어 강하고 많은 비에 대한 경각심을 주어 안타까운 인명피해를 예방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유럽·아시아·북미·남미 등 대륙을 가리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온, 폭우 등 기존 상식을 벗어나는 극단적인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전남 역시 지난해 4월까지는 가뭄이 계속되다가 5월 이후부터 많은 비가 내리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기후변화를 겪었다. 작년 장마철 전남권의 강수량은 765.5mm로 1973년 이후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해를 거듭하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생명과 재산 피해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0년(2013~2022년) 동안 기상청 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기준 수준의 매우 강한 호우의 발생 일수를 분석한 결과 전남권이 연평균 4.1일로 가장 많았던 만큼, 호우 긴급재난문자의 효과도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후 위기가 우리의 일상으로 다가온 만큼 그 위험을 1분 1초라도 빨리 인지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이러한 기상이변 속 나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안전장치이다. 기상예보로 위험기상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기상특보로 재산과 인명 피해가 없도록 사전에 대비하기 바라며, 재난문자를 받으면 나와 우리의 안전을 지키고 주변을 살펴보는 등 즉각적으로 대응해 주기를 바란다.
/주형돈 [광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파인뉴스 기자 470choi@daum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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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