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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는 나무가 아니라 파초과(芭蕉科)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이다. 기원 전 327년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 원정길에서 처음 보고 유럽으로 전래시켰다고 한다.

바나나의 학명은 무사 사피엔툼( Musa sapientum) 인데 그 뜻은‘ 현자(賢者)의 과일‘이란 말이다. 독특한 생김새뿐만 아니라 향기도 좋고 맛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애호하는 과일이다. 마호멧 교전에는 인류 최초의 재배 식품이라고 수록되어 있다.

열매는 날 것을 그대로 먹는 품종(common banana)과 요리용 바나나(plantain banana)가 있다. 열매의 색깔은 잿빛을 띤 흰색·노란색·귤색 등이 있는데 품종과 색깔에 따라 향기와 단맛 등에도 차이가 많다.

바나나는 뿌리줄기에서 싹이 터서, 대단히 빠른 속도로 자라 1년 내에 9미터까지 자란다. 잎이 자라고 나면 줄기 주변에 왕관처럼 피는 한 무리 꽃들이 한 덩어리의 바나나가 된다. 그래서 부처는 바나나를 땅의 다산성을 상징하는 식물로 삼아 고대 중국의 '도해서'에는 부처가 바나나 아래에서 지혜를 얻으려고 명상에 잠긴 모습이 있다.

바나나는 100g당 87㎈의 저열랑 식품으로 칼륨이 풍부하고 비타민 B6와 C 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많은 양의 녹말( 21%)이 들어있는데 녹말은 당화해서 대부분 과당, 포도당, 설탕 등으로 변한다.

풍부한 탄수화물과 칼륨은 피로한 신체리듬을 빠르게 회복시켜주고, 당질은 소화흡수가 잘 되므로 위장 장애나 설사 또는 위하수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그뿐 아니라 비타민 B가 풍부해 성호르몬 생산에 도움을 주는데 ‘부포테닌’이란 물질은 기분을 상승시키고 자신감을 높여 저하된 리비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바나나 과육의 노랑색은 카로틴과 크산토필류이다. 지방과 나트륨이 적기 때문에 심장병, 신장병, 간경변 등 나트륨의 부담을 경계해야 할 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포타슘도 많아서 하루에 한 개만 먹어도 성인 섭취량을 채울 수 있다. 이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는 더운 지방 사람들에게는 바나나가 특히 유용하다.

열대지방 사람들의 주식인 바나나는 작을수록 더 달다. 바바나를 고를 때는'꼭지가 말랐거나 썪지 안은 것, 껍질은 노랑색을 띠어야 하며 반점이 있거나 짓 무르지 않은 것, 먹을 때 부드러운 맛이 있어야 하며 떫거나 비린 맛이 없어야 한다.

바나나는 꼭지가 약간 녹색을 띠고 있는 것을 구입하면 4~5일간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그러나 사서 곧 바로 먹으려면 바나나 껍질에 갈색점이 하나 둘 나타났을 때가 맛이 제일 좋다.

바나나는 온도가 12도 이상일 경우에는 빠른 속도로 익지만 그보다 낮으면 얼어버린다. 그래서 바나나를 냉장고에 넣으면 껍질이 까맣게 변색되므로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완전히 익지 않은 바나나는 껍질째 끓는 물에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어린아이와 노인에게는 특히 그렇다. 나무에 달려 있을 때 독성이 강한 살균제인 싸이오벤자돌을 뿌리기 때문에 잘 씻어서 먹어야 한다.

바나나는 껍질을 제거하고 앞부분을 1㎝ 정도 자르면 방부제의 위험에서 어는 정도 벗어날 수 있다. 바나나의 가공품으로는 으깨고 거른 바나나 퓨레, 건조시킨 바나나 후레이크. 건조 바나나, 음료인 바나나 넥타 등이 있다. 케냐에서는 바나나를 끓인 즙을 발효시켜서 바나나맥주를 만들어 마신다. 바나나의 천연 향기는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익힌 음식에는 넣지 않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바나나를 조리해 둘 때 레몬즙을 짜서 섞어두면 오래두어도 갈색으로 변하지 않고 바나나의 향도 보존된다. 요즈음은 붉은 바나나도 백화점 식품코너에서도 찾을 수 있게 되었는데 바나나는 노랑색이라는 고정관념도 바꿔야 할 것 같다.

김정숙 교수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