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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롯데갤러리에서 봄맞이 첫 번째 기획으로 한지 공예가 소빈(42)을 초대, 2월 10일부터 한지 인형전을 진행 중이다. 이번 초대전은 섬세한 감성과 정감 어린 작품세계로 잘 알려진 소빈 작가의 열 번째 개인전으로, 희망과 꿈, 그리고 기다림에 관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자리이다.

‘봄은 온다’라는 전시의 타이틀처럼 봄은 기다림과 그리움의 감수성을 머금게 하는 절기이다. 작가는 늘 곁에 머무는 기다림의 마음처럼 우리의 일상 안에 깊이 자리한 애잔한 감성들이 작품을 통해 드러나기를 희망한다.

아이가 없는 형수를 위해 인형을 선물하고자 만들기 시작한 그의 작업 동기처럼, 인형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소소하지만 애잔한 우리의 삶과 일상에 관한 일기들이다. 작품의 형식에 있어서도 이번 전시는 큰 변화가 있었다.

작가는 ‘잘 만들어진 인형’ 을 넘어서, 간결하게 변화한 형식 자체에서 응집된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다.

이러한 고된 과정을 거쳐 나온 작품들은 큰 두상에 가는 몸을 하고 있지만, 얼굴 안에는 무수한 표정들이 담겨져 있다. 더욱 간결해지고 비례는 단순하지만 함축된 형세와 이야기에서는 잔잔한 공기가 흐른다.

대표적인 신작 <나는 이미(longing)>와 <소년과 시(Spring blue)>, <별(wishing on a star)>, <한결이>에서는 다양한 손의 표정에서 기다림과 희망, 꿈에 대한 간절함이 고스란히 배어 나온다.

작품 는 이번 전시에 임하는 작가의 열망이 표출된 작품으로, 데뷔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로서의 허물벗기에 대한 초연의 자세를 드러낸다.

구작 <순이>와 <너...>, <마이클>에서도 작가의 감성은 돋보인다. 지난 해 사망한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 <마이클>은 잭슨이 유년시절을 회상하며 그린 그의 자화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스타’를 강요한 아버지 때문에 항상 우울하고 불행했던 잭슨의 자화상에서, 작가는 가슴 아픈 애잔함을 느꼈다고 한다.

소빈 작가의 인형을 접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내뱉는 말은 “행복하다”라는 것이다. 입가의 잔잔한 웃음과 함께 때로는 슬프기도, 때로는 수줍기도 한 그의 조그만 인형들은 우리에게 이런 저런 말들을 걸어온다.

낯익은 얼굴의 그들과 소소한 수다를 나누며 봄을 기다리는 것도 좋을 듯싶다. 가족, 친구 등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동행하기 좋은 전시,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함께 하였으면 한다.

※ 작가 이력 _ 소 빈( 蘇濱 / So Bean)

전남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조소전공 졸업

원광대학교 조형미술학과 박사과정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