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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 집안(集安)

집안은 고구려의 역사가 숨쉬는 곳으로 우리 조상들의 기상이 서린 곳이다. 집안을 가기 위해서는 졸본성인 환인을 지나게 된다.

환인에서 바로 집안으로 갈 수 있지만 길이 좋지 않기 때문에 통화를 거쳐 집안으로 가는 것이 편하다. 환인까지는 요녕성이지만, 통화와 집안은 길림성에 속한다.

다른 길은 요녕성의 성도인 심양을 거쳐 길림성 매하구를 지나 통화를 거쳐 집안까지 가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가는 방법이 제일 편리하고 시간이 절약된다. 심양에서 밤 기차를 타면 새벽에 통화역에 도착한다.

전에는 통화역에 도착하면 탈북 청소년들이 몰려와 돈 달라고 한다. 우리 일행들은 거의 그들에게 만원씩 손에 쥐어 주면서 굶지 말고 잘 살도록 부탁하면서 떠난다. 통화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하면 점심때쯤 집안에 도착하게 된다.

집안으로 가는 길은 강원도 산길을 가는 것처럼 굽이굽이 돌아 들어간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만포시와 맞닿고 있다. 집안은 고구려의 두 번째 도읍지로 국내성터가 있다. 넓은 평지가 아닌 산속에 있는 성인데, 적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요새라고 볼 수 있다.

이곳은 박물관, 장군총, 광개토왕비, 고분군, 환도산성 등 역사의 산 교육장이 즐비하다. '무덤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곳곳에 적석묘들이 널려 있다.

박물관은 규모는 작지만 역대 고구려의 왕들의 초상화와 유물들이 많이 있고 박물관 밖에도 주춧돌 같은 것들이 많이 널려져 있다. 고구려에 대한 역사 서적이 흔한 것을 보면 중국에서도 고구려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유람선을 타고 압록강을 돌며 북한의 만포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거리에는 택시를 찾아 볼 수 없다. 경운기 같은 것을 개조하여 만든 차가 있다. 빠르지는 않지만 시내 구경을 하는데 안성맞춤이다.

▶국내성(國內城)터가 그대로

시내에는 아직도 국내성터가 잘 보존되어 있다. 고구려가 국내성에서 평양으로 수도를 옮긴 것은 427년이다. 그로부터 1600여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국내성터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시내 중심부의 아파트 뒤편에 남아있는 성곽의 높이는 2-3m 정도로 올라가 보면 여기저기 휴지가 널려 있지만, 국내성이란 표지판이 있어 2천 여년전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것 같아 성벽을 어루만져 본다.

집안을 찾아오는 한국인들은 관광객이라기보다는 학교 선생님들이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 방문하지 관광객은 거의 없다.

아침에 요란한 악기 소리가 울리기에 나가보니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나가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데, 춤추는 아주머니들 중에 한국말로 '한국에서 오셨어요?' 하고 반갑게 말을 건넨다. 이곳에도 동포들이 상당히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지만 그들에게는 문제는 많다고 한다. 동포아가씨들이 전부 도시로 나가기 때문에 총각들이 결혼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조국이 잘 사니 가슴이 뿌듯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졸본성에서 천도한 고구려의 2대 유리왕이 축조한 국내성은 그 위용은 이제 자랑할 만하다. 유리왕은 송양의 딸을 왕비로 삼았으나 이듬해 사망하고 만다. 다시 두 여자를 얻어 화희와 한인의 딸 치희를 얻었다. 그런데 유리왕이 기산(箕山)으로 사냥을 나간 사이 두 여자가 크게 싸워 치희가 도망 가버렸다.

치희를 잊지 못한 유리왕이 어느 날 나무 밑에서 쉬다가 황조 암수가 서로 정답게 노는 것을 보고 부른 노래가 우리 국문학사에 전하는 황조가(黃鳥歌)다. ‘펄펄 나는 꾀꼬리, 암숫놈 서로 지저귀는데. 나의 외로움을 생각하니, 그 누구와 돌아갈꼬

翩翩黃鳥, 雌雄相依. 念我之獨, 誰其與歸

편편황조, 자웅상의, 념아지독, 수기여귀 그러나 그 옛날의 정서는 찾아볼 수 없고 세월의 무상함을 쓸쓸하게 말하고 있을 뿐이다.

▶웅장한 광개토왕비

고구려 최전성기의 영웅 광개토대왕비는 집안시 태왕향(太王鄕) 구화리에 대왕의 기상처럼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다. 1982년부터 주황색 기와로 비각을 세워 보호하고 있다.

6.39m 폭 2m의 웅장한 높이에 무게만 37톤에 달하는 거대한 응회암 비석은 인공적으로 꾸미기보다는 야성 그대로를 좋아하는 고구려인들의 취향답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서기 414년에 세운 이 비석은 당시 유행하던 예서체의 글씨로, 고풍스러우면서도 힘이 넘쳐나 강인한 고구려인의 기상을 잘 보여주는데 현재 이 글씨체를 로고로 사용하는 곳도 있을 정도로 단아한 맛이 풍긴다.

비문은 잘 알아 볼 수 없으나 원래는 1,775자이지만, 탈락되었거나 금이 가고 마모돼 판독할 수 없는 글자가 141자나 된다. 이 글자들의 해석을 둘러싸고 한국, 일본, 중국, 북한 사이에 벌어진 논쟁이 아직도 끝이지 않을 정도로 논란이 많은 비석이기도 하다.

이 비가 광개토왕비라는 것을 처음 밝혀낸 사람은 일본군 참모본부 소속의 사쿠오라는 위관급 장교다. 그는 중국에 파견된 간첩으로 북경에서 중국어를 배운 후 한의(漢醫)로 가장해 만주로 갔다.

그는 1883년에 우연히 거대한 비석을 발견하게 된다. 이 비문의 내용을 왜곡하여 일본의 한반도 지배를 합리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현지 중국인을 시켜 탁본을 뜨게 했는데 이것이 바로 쌍구본이라고 한다.

집안에는 곳곳에 고구려의 유적들이 있는데 '동방의 피라미드'로 불리는 장군총이 있다. 5세기초에 고구려인에 의해 건립된 적석묘로 일설에는 광개토대왕의 아들 장수왕의 무덤이라고도 한다.

이 고분은 높이 12.4ｍ의 위용을 자랑하지만 1천 6백년의 세월 탓인지 무덤을 쌓아올린 돌의 틈새가 벌어져 곧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관이 안치돼 있던 왕릉내부로 통하는 문은 평소 잠가놓고 있다가 관람객이 요청하면 돈을 받고 열어준다. 장천(長川) 1호분 등 유명한 고구려 벽화고분들도 대부분 출입문을 시멘트로 봉쇄해 접근이 불가능하다. 공개된 벽화는 곳곳에 하얗게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국내성내에 환도성터가 있다. 환도성은 국내성의 일부이다. 졸본성은 동명성왕이, 국내성은 유리왕이, 환도성은 산상왕이 평양성은 장수왕이 천도하였다.

환도산성에는 환도산성비가 있는데, 비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환도산성의 처음 이름은 위나암성이고, 고구려 국내성의 위성(衛城)이다. 서기 3년부터 쌓기 시작하였으며, 209년 산상왕이 환도성으로 옮겼다.

고구려의 왕도(王都)로서 산성이 웅장했고, 담장은 돌로 쌓았으며, 문은 5군데나 있었다. 전체의 길이는 7km이었고, 성내에 궁전이 있었다. 유적으로 조망대와 저수지가 있는 데 고구려를 연구하는 중요한 가치가 있다.’ 라고 적혀 있다.

집안시 일대에 흩어져 있는 고구려 통구 고분군(古墳群)은 11,258기나 되는 무덤 떼를 이루고 있다. 이들 중에 발굴된 것은 1천 여기 뿐이며 나머지는 손도 대지 못한 채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당나라에서 고구려를 수 차례 공격하여, 결국 고구려를 멸망시켰다. 이 과정에 고구려 민이 무려 4만 4천명이나 되었다. 연개소문의 손자 천헌성(泉獻誠)은 무예가 출중하여 우위대장군으로 수여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유명한 장군으로 고선지장군, 산동성의 이정기 이사도 등을 들 수 있다.

◆著者姜元求 박사의 프로필

現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現광주여행문화원 회장/現 중국 심양. 남창 명예시민/ 前 전국시도관광협회연합회장/前 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 前 광주권발전연구소장/前광주상아탑학원 원장

연락처 :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062)652-8800 http://www.hanjoong.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