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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耳順·60세)이 넘으면 그냥 바둑알을 놓는 것이 아니지요. 바둑을 가르치는 저나 배우는 노인들이나 바둑판에 놓는 한알 한알의 바둑이 다 명상이고 깨우침임을 알게 됩니다.”

남구 노대동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바둑교실에서는 노인 회원들의 바둑 스승을 맡은 원로 바둑인 염찬수(76) 프로5단을 매일 만날 수 있다.

염씨는 “바둑이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들 하는데 어떤 일이든 지혜롭게 대처하고 욕심 내지 말고, 물 흐르듯이 순리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걸 바둑알이 가르쳐준다”며고 말했다.

염씨는 “세파를 헤쳐오며 온갖 인생살이를 경험한 노인들에게는 바둑돌 하나하나에 더욱 신중하고 오묘한 의미를 담을 수 밖에 없고, 그분들의 바둑판 위 대화와 손의 표정을 통해 더 배우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5살 때 할아버지로부터 바둑을 배운 이후 70년을 오롯이 지켜온 자신만의 ‘바둑 사랑’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그는 “바둑을 사랑하고 바둑에 정진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만족스러운 노후를 보낼 수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기원 산하 광주시바둑협회 고문으로 후배들을 육성하고 있는 염씨는 역시 한국기원 산하 전국여성연맹 광주지부 고문인 부인 윤수경씨(69)와도 바둑을 통해 돈독한 정을 쌓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염씨는 바둑에 대한 사랑을 저서 ‘바둑과 인생’(1983년 刊)을 통해 “바둑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묘진진한 것이며, 재미있는 것이다”고 표현했다.

최근에는 바둑을 매개로 봉사활동을 시작해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이 개원한 지난해부터 바둑교실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바둑을 지도하고, 광주교육대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교양바둑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