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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히다시피 했던 호박이 이렇게 큰 돈이 되다니…”

화순군(군수 전완준) 농민들은 요즘 통장에 쏙쏙 들어오는 용돈 버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과거 같으면 추수철에 바쁘다는 핑계로 텃밭에 심어놓은 호박을 수확하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또 수확을 했더라도 자가 소비량을 제외하곤 소량이어서 마땅히 팔 곳이 없어 그냥 썩히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마을 회관이나 경로당 앞에 옮겨 놓기만 하면 유통회사에서 단 한 덩이라도 수매, 대금을 개인 통장에 입금시켜주고 있는 것.

이는 전완준 화순군수가 어르신들의 용돈벌이를 위해 올해 전국에서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텃밭 경영’이라는 군민과의 약속을 지킨 것으로 (주)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에서 소량이라도 전량 수매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이양면 연화리 마을 경로당. 모처럼 주민들 얼굴에 함박웃음이 터져 나왔다. 텃밭이나 논두렁 밭두렁에 심은 호박을 거둬 개인별로 쌓아 놓자 유통회사 직원들이 출동하여 상·중·하로 구분하여 전량 수매했다.

연화리 강일용옹(84)은 47만3천원, 황달현옹(76)은 17만5천원, 양재홍옹(76)은 13만5천원, 윤양순씨(64)는 26만5천원이 각각 농협통장에 입금돼 짭짤한 용돈벌이에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강일용 어르신은 “전에 같으면 호박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수확하지도 않고 귀찮아서 썩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는데 유통회사에서 한 덩이라도 사주고 꼬박 꼬박 통장에 돈이 들어오니 충분히 용돈벌이가 되고 남는다” 며 “내년에는 호박을 더 많이 심어야 겠다”고 말했다.

호박은 크기와 때깔, 골 상태에 따라 대략 3등급으로 나뉘어 상품은 7천원, 중품은 5천원, 하품은 3천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주)화순유통은 이날 이양면과 남면에서 수매한 호박 1천여 덩이를 서울 가락공판장에 출하, 중매인을 통해 일괄 판매했다.

김우식 (주)화순농특대표는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농산물을 수집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