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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경영연구소 정신 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축제 방문객 가운데 연령별로는 3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이들이 축제를 즐기는 것일까.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에 무려 1천여개의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이 계산대로라면 하루에도 서너건 씩 열리는 셈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떠들썩한 마당이 펼쳐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많은 축제들이 나름대로 그 지역의 특산물에 기반하였으되 차별화된 콘텐츠나 해당 지역의 역사문화와는 조금은 동떨어진 풍물장터로 가족단위 방문자들을 질리게 한다는 것이다.

허나 "이벤트 관광차원에서 개발된 문화관광축제에서 체험 프로그램은 어찌보면 필수적이다." 강원도 양양의 송이축제에선 '송이채취', 충남 금산의 인삼축제에선 '인삼캐기', 경기 봉화 은어축제에선 '은어잡기'가 주요행사다.

그런데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체험행사를 만들다보니 축제의 원래 취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프로그램도 생긴다. 예를 들자면 충북 괴산의 고추축제의 주요행사로 자리잡은 '물고기 잡기 대회'가 그렇다.

지자체들이 축제의 특별행사로 마라톤대회를 앞다퉈 여는 것 역시 사람들의 참여와 축제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이다. 이런 현장체험형 축제가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체험'에 목적을 둠으로써 축제를 여유롭게 즐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체험할 수 있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게 되고, 콩나물 시루같은 풍경이 연출되는 문제점도 나타난다. 이런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지역 축제는 그 지역 밖의 사람들에게 특유의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되고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낳는다.

특히 축제를 통해 지역의 특산물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경우가 많다. 전북 순창의 특산품 고추장, 전남 담양의 특산품 대나무 관련 등의 상품은 축제를 통해 한층 더 유명 상품이 됐다. 또 축제로 지역발전을 꾀하는 함평나비축제를 보면 '나비'라는 소재를 가지고 전국에서 수십 만 관람객을 유치할 정도로 '대박'을 냈다.

이처럼 전국에서 성공적인 지역축제로 성공한 원인을 보면 지역민과 관청이 하나로 뭉쳐 관광사업과 연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11회째 진행되는 여수의 경우는 국제 청소년축제에 8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외국인 참가자가 고작 수백 명에 못 미친다.

그것도 왕복 비행기표를 구입해줘야 참석하지,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외국 청소년은 거의 없다고 한다. 여수에서 개최되는 축제의 특징은 주제나 목적과 거리가 먼 연예인 초청 공연비에 과도하게 혈세를 퍼부었다는 지적이다. 연예인 초청이 참가자 유인책이 될지 모르지만, 축제의 성격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지, 무조건 양념으로 연예인 초청을 집어넣는다면 거액의 혈세를 낭비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밖에 허울뿐인 축제추진위원회 구성이다. 감사원이 2006~2009년까지 여수에서 개최된 축제에 대해 감사를 한 결과 '낙제점'에 가깝다. 운영부실로 7700여만 원의 혈세를 날리기까지 했기때문이다. 가난한 지자체인 신안군은 10월 한달 동안만 해도 4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왕새우축제(8~9일)와 새우젓 축제(9~10일), 신안 천일염축제(16일), 신안 뻘낙지축제(16~17일) 등이다. 신안군이 개최한 축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튤립축제를 비롯해 병어축제와 깡다리축제(6월), 민어축제와 소금갯벌축제(7월) 등이 열렸다. 또 국화축제와 시금치축제도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문제는 신안군이 추가경정예산을 책정하지도 못할 정도로 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군민들로부터 예산 낭비라는 비난속에 지난달 흑산도 홍어축제의 경우 8000만 원을 지원했으나 기상악화로 관광객이 많이 오지않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런데 단체장이 자신의 홍보나 치적을 쌓기위해 생식내기용 축제를 무리하게 개최하는 것은 세금 낭비일뿐 축제가 아니다.

고운석 <시인. 무진주문화마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