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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나 동남아에 가면 양식 진주가 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의 3대 호수인 강서성의 파양호(鄱陽湖), 호남성의 동정호(洞庭湖), 강소성의 태호(太湖)에 주변에는 민물 진주가 많이 생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값싸게 팔리고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동남아는 대만을 비롯하여,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바다가 있는 곳이라면 해수(海水) 진주가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일본도 양식 진주를 최고급으로 생산하고 있다. 진주(眞珠)를 진주(珍珠)라 두 가지로 표기한다. 항상 다니면서 보고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 기술도 얼마든지 만들 것이지만, 물의 온도가 낮아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진주의 생성과정은 모래알이나 벌레 알 등의 이물질(異物質)이 조개 속으로 들어가면 조개는 고통을 참기 위해 눈물을 흘리는데, 그 흘린 눈물이 쌓여 진주가 되는 것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과 같이 진주란 고통 속에서 아름다운 빛을 내는 것이다. 현재는 천연진주는 생산이 거의 안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양식진주에 해당된다.

양식진주라고 해도 자연히 생성되어 가는 진주를 인간이 도와주는 것에 불과하며 인공적으로 핵을 심어주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천연진주와 동일하다. 이렇게 어렵게 탄생된 진주들은 하나 하나가 모두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가치를 평가하기란 어렵다.

대체적으로 진주의 품질평가 기준은 일단 클수록 형태가 완전한 구형(球型)에 가깝고 흠이 없을수록 좋은 품질의 진주이다. 여기에 진주 층이 고르고 두꺼우며, 광택이 고른 것이 양질의 진주이다. 진주가 자라면서 층층이 쌓여진 겹이 두꺼울수록 광택이 많이 나는데, 진주표면 가까이 들여다보았을 때, 거울처럼 보는 이의 얼굴이 또렷이 보일수록 높은 광택이다.

진주의 등급을 결정짓는 요소로는 색, 광택, 크기, 형태, 흠, 무게 등이 있다. 진주의 빛깔은 핑크, 화이트, 블랙, 실버, 크림, 그레이, 골드, 옐로우 등이 있어 다양하다. 핑크색이나 노란색은 산출량이 많아 비교적 값싸게 구입할 수 있으나, 흑진주는 많이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최상품이다.

색깔에 대한 평가는 나라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미국에서는 핑크색을 좋아하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화이트나 실버를 좋아하며, 동남아시아나 중동에서는 크림색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진주의 가장 이상적이며 가치 있는 형태는 완벽한 구형(球型)이다.

사실상 완벽한 구형은 매우 드물며 구형에 가까울 수록 가치가 있다. 동그란 거 이외는 보다 기형(奇形)으로 된 것이 희소성이 있어 그 비틀린 모양을 살린 장신구를 귀하게 여기는 수도 있다. 또 같은 등급의 진주인 경우는 지름이 큰 것일수록 값어치도 높아진다.

높은 등급의 진주일수록 표면에 흠이 없으며 매끄럽고 일정한 색상과 광택을 지니고 있다. 미세한 흠은 대자연의 흔적으로 천연보석임을 말해 주기도 하지만 크고 뚜렷한 흠은 가치를 떨어뜨리는 약점이 된다.

전남도 수산기술사업소 장흥지소가 세계 최초로 키조개에서 흑진주를 생산하는 양식기술을 개발했다. 수산기술사업소에 따르면 키조개 양식은 지난 2000년부터 양식어업이 합법화돼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최근 어장환경의 변화로 작황이 부진해 소비 부진, 대일(對日) 수출 감소 등으로 새로운 소득원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수산기술사업소 장흥지소가 2008년부터 키조개 흑진주 양식기술개발에 착수, 3년 동안의 연구 끝에 세계 최초로 키조개에서 흑진주를 생산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어업인들이 손쉽게 할 수 있는 반원진주 양식기술도 개발해 13～14㎜ 크기의 흑진주 90여 개를 생산, 전문가들로부터 우수한 빛깔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아 반지, 목걸이, 브로치,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 개발시 산업화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성공은 일본의 진주양식 100년사에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결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흑진주는 11㎜정도가 30만～40만원에 거래된다고 하니, 흑진주 양식기술이 보급되면 어촌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姜元求 <한중문화교류회장. 호남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