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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인류의 영원한 스승의 표상으로 추앙받는 공자의 동상이 중국 천안문 광장에 들어선 것은 2011년의 일이다. 공자의 학문과 사상은 춘추시대(B.C 770-403) 이후 2500년 이상을 동양의 학문과 사상의 척도요 표준으로 숭앙되어오다 문화혁명 동안(1966-1977)에 모택동에게 버림받았다.

그런 공자가 모택동의 초상화(6미터) 맞은편에 9미터 이상의 높이로 우뚝 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중국이 팍스아메리카나(세계의 미국화) 야심에 맞서기 위해 들고 나선 정신이 바로 유학 사상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해서 중국은 미국 위주의 서구문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체성에 바탕한 소프트웨어 강화 차원으로 유학에 다시 주목한 것이다. 중국은 현재 세계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했다. 이제 살만큼 살게 되었으니 자신들의 정체성을 강화하여 다시 옛 영화를 누리겠다는 야심을 각 부문에서 드러내고 있다.

정체성이라는 말을 하려니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안타깝다. 국사를 선택 과목으로 홀대한 것도 부족하여 국어를 경시하는 대학수학능력 시험 방법 등 심사가 심히 뒤틀린다. 우리가 OECD 회원국으로서 이만한 성장을 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교육의 힘이 아니겠는가?

교육, 나라의 힘이요 민족 발전의 원천이 되는 그것은 물량적 계량과 수치의 경제 논리로 접근되는 것이 아닐진대 작금의 우리 현실이 그렇질 않으니 국사와 국어를 통한 정체성 같은 것의 정립엔 소홀할밖에.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교육을 우리 조상들은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실행했는가?

삼국시대 이전은 기록이 없어 단언하기 힘들지만 학교란 명칭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였다. 서민자제를 교육 시킨 고구려의 경당 외에도 고구려의 태학이나 신라의 국학 등은 관학으로 귀족의 자제를 교육시켜 관리로 삼았다.

이런 교육 기관이 각 지방으로 확산된 것은 과거제도가 시작된 고려시대부터이고 발전은 조선시대 태조 7년(1398)에 낙성된 문묘의 건립 이후부터인데 지금도 230여 개의 향교에서 석전제와 전통 예절 강좌 등 여러 교육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향교는 관학의 대표로서 공자 외에 안자, 증자, 자사, 맹자 등의 4성인과 민손 등의 10철인, 주돈이 등의 송나라 6현인, 그리고 설총 등의 우리나라 18현인과 한나라, 당나라, 송나라, 원나라 등의 22현을 모셨다.

그러나, 1961년부터는 공자 등 5성인과 주돈이 등 송나라 4현인, 안자 등 10철인 그리고 설총 등 우리나라 18현인 등 모두 37명을 모시고 매년 음력 2월과 8월의 상정일(上丁日)에 석전제를 모시고 있다.향교가 남긴 명칭 중에는 교동이나 교촌 등 여럿 있는데 그중 교촌은 모 통닭 회사의 상호로도 사용되고 있는데 전통을 활용하여 옛날 향수를 지극하고 있다.

이와 같은 향교의 기능은 강학(교육), 제사, 지방민 교화, 장수(도서관) 등으로 주된 건물은 대성전과 명륜당이다.대성전은 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聖文宣王) 곧 크게 이루시고 지극히 성스러우시며 문을 펼치신 왕으로 추앙받는 공자를 제사 지내는 공간이다.

그래서 건물 명칭도 전(殿)이라는 대궐에나 쓰는 이름을 붙이고 기둥은 둥근 기둥을 썼다. 그후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 지금 대성전에는 공자 외에 우리나라 18현인도 함께 모시고 제사하는 곳이 많아졌다.

이러한 대성전 건물 가운데 나주향교 대성전(보물 제394호)과 창평향교 대성전은 주춧돌을 연꽃 문양이 있는 것을 사용했다. 숭유억불의 중핵지인 향교에서 불교 사찰에서나 사용해야할 문양을 사용하고 있다니 쉬 이해가 되질 않을 것이다.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는 유학자들의 실용 정신적 소산으로 봐야 옳을 듯하다. 인근 사찰 터에 남겨진 튼튼한 주춧돌을 갖다 쓴 선비들의 실용정신, 이 어찌 불교를 탄압하고자 그랬겠는가?

최한선 <전남도립대 교수ㆍ전남문화재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