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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잊는 자는 결국 과거속에 살게 된다고도 하고, 미래를 알려거든 먼저 지나간 일을 살펴야 한다고도 한다.

한데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보니/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네/어지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고려 성리학자 야은(冶隱) 길재가 폐허로 변한 옛 수도 개성을 돌아보며 읊은 시조다. 오백년 가까이(475년) 존속한 나라를 잃은 설움이 행간에 짙게 배어있다.

시호가 충절인 야은은 조선 건국 뒤 이방원이 그를 태상박사에 임명했지만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며 끝내 거절하고 고향 구미 금오산에 은거하다가 그곳에 묻혔다. 고려 충신으로는 야은, 목은(이색)과 함께 '고려삼은(三隱)'으로 불리는 포은 정몽주를 빼놓을수 없다. '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죽어'로 시작되는 그의 '단심가'에 결의와 신념이 담겨있다. 이방원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로 시작되는 '하여가'를 통해 포은의 뜻을 떠봤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자 그를 제거하려고 선지교에서 습격하게 된다.

이 돌다리는 포은이 흘린 핏자국이 없어지지 않고 피습사건 이후 다리 주변에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가 자라났다고 해 선죽교로 고쳐 불려왔다. 개성 박연폭포의 용바위에는 황진이가 목욕을 즐긴 뒤 머리채에 먹을 적셔 초서체로 썼다는 글귀가 남아 있다. '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 의시은하락구천(疑是銀河落九天)' 중국 시선 이태백이 여산폭포를 바라보며 남긴 시구인데 1957년 이곳을 방문한 고 김일성 주석은 '날아 흘러 곧추 아래로 떨어진 물이 3000척이나 되니, 하늘에서 은하수가 떨어지는지 의심스럽구나'라고 해석했다고 한다.

충절의 도시이자 문향인 개성에는 이밖에도 고려 시조 왕건 왕릉과 개성 남대문, 남북이 함꼐 복원한 영통사 등 다양한 역사문화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한데 태종은 재위 4년 9월 역사문화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한데 태종은 재위 4년 9월 대신들에게 "속언(俗言)에, 중국인들은 '고려국에서 태어나 금강산을 직접 보는 것이 소원이다'라는 말이 있다는데 그러한가?"라고 묻자 하륜(河崙)이, "금강산이 동국(東國)에 있다는 말이 '대장경'에 실려있으므로 그런 말이 있는 것입니다."라고 답변했다.

실제로 태종 때 중국사신 황엄·고득 등은 금강산을 다녀왔고, 이후에도 여러 사신들이 금강산 유람을 요청해 골머리를 앓을 정도였다. 단종 2년(1454) 10월에는 대마도주 종성직이 보낸 사인(使人) 관희도 금강산을 유람했을 정도로 금강산은 예부터 국제적 명성이 있었다.

조선의 많은 선비들도 금강산 기행문을 남겼는데, 정곤수(1538~1602)의 '금강록', 이정구(1564~1635)의 '유금강산기', 김창협(1651~1708)의 '동유기' 등이 유명하다. 장안사(長安寺)·표훈사(表訓寺)의 승려들이 메는 남여(藍與)를 타고 오르는 사대부들의 금강산 유람은 억불숭유의 시대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여성으로서는 태종의 넷째 아들 성령대군의 부인이 문종 때 금강산에 오른 기록이 있는데, 불사(佛事)가 목적이었다. 세종은 재위 14년(1432) 강원도 감사에게 사신이 내왕하니 부인들의 금강산 사찰 왕래를 금지시키라는 전지를 내리기도 했다. 정조때에는 제주도에 살던 여류사업가이자 사회사업가였던 김만덕(1739~1812)이 금강산에 올랐다.

제주도에 흉년이들자 김만덕은 무려 450여 석의 곡식을 빈민구제에 희사했는데, 이 소식을 들은 정조가 재위 20년(1796) 상을 주려고 하자 금강산 유람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당시 좌의정 채재공이 금강산에서 돌아온 김만덕을 ;만나고 지은 '만덕전'이 '번암선생집'이 전하고 있다.

한데 남북의 화해로 개성 관광이 시작되자 1개월 만에 관광객 수가 9000명을 돌파하고, 예약하지 않으면 관광을 제때 하기 힘들정도로 발전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금강산 관광객 총격 피살, 천안함 북침, 연평도 도발 등으로 인해 금강산 관광이 막혀있다. 최근에는 북한이 금강산 지구의 재산을 정리하겠다며 현대아산 등 남측 당사자들에게 방북할 것을 요구했다.

고운석 <시인. 광주남구발전협의회장>